[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폭풍에 증시가 새파랗게 질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추가 인상과 긴축 장기화를 시사하면서 증시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 행렬이 이어졌다.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가 10원 넘게 솟구치며 1340원을 터치했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대를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1일 유가증권시장은 전거래일 보다 44.77포인트(1.75%) 내린 2514.97에 장을 닫았다. 지난달 2일 하룻새 50.60포인트 내린 이후 2달 여만에 최대 낙폭이다.
개인이 7672억원 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7211억원과 686억원 어치를 내다팔았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82.72)보다 22.04포인트(2.5%) 하락한 860.68에 거래를 종료했다. 지난달 16일 23.39포인트 떨어진 이후 최대 낙폭이다.
하락세를 주도한 건 기관투자자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3777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544억원, 1154억원을 팔아치웠다.
증시 부진은 20일(현지시각) 열린 미국 FOMC에서연내 금리 인상과 긴축 기조 장기화를 시사하면서다. 높아진 위험회피 성향은 그대로 우리 증시를 끌어내렸다.
이날 FOMC에서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 회견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적절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보고 싶다”며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더 많은 진전이 있어야 한다”며 긴축을 시사했다.
매파 기조는 점도표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올해 말 금리(중간값)는 5.6%로 연내 0.25%포인트 인상을 시사했고, 내년 금리로는 5.1%로 높아졌다. 당초 4번으로 전망됐던 금리 인하 횟수가 2번으로 줄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짙어진 위험자산 회피 성향은 아시아 각국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닛케이25지수는 이날 오후3시20분 현재 1.37% 떨어진 채 거래 중이고, 홍콩 항셍지수는 1.05%, 홍콩H지수는 1.05%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도 치솟았다. 긴축 장기화 시사에 자본 이탈 우려가 높아지면서다. 오후 3시30분 현재 달러인덱스가 전날보다 소폭 오른 105.5선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신흥국 통화인 원화 가치는 더 크게 떨어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6원 오른 1339.7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대비 9.1원 오른 1340원에 거래를 나선 원·달러는 장중 한때 1342.2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채권 시장도 약세다. 국고채 10년물은 0.068%포인트 상승한 4.031%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고 3년물 금리도 전거래일 대비 0.04%포인트 오른 3.930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FOMC 후폭풍에 증시와 외환시장은 한동안 출렁이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다만 원·달러는 단기간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점과 이벤트 종료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이 추가 급등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연준의 긴축 시사에 따라 위험자산 회피 심리와 우리 기업의 실적 부진 등이 우려되며 한동안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환율은 이미 상당 부분 반영이 됐다는 점에서 1330원에서 1350원 사이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보이지만, 국채 10년물은 한동안 4%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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