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폭풍에 원·달러가 하룻새 10원 가까이 치솟았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내년 금리 인하 시점이 하반기로 밀리면서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 시사에 따라 한동안 환율이 출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최근 원·달러가 가파르게 올랐다는 점에서 1350원을 넘기는 어렵다는 시각을 보인다.
◆美 긴축장기화 시사…전날 원·달러 9.6원 급등
2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직전일 대비 9.6원 오른 1339.7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는 장중 한때 1342.2원을 터치해 연중 최고점(1342.0원)을 위협하기도 했다.
환율 급등은 미 연준의 긴축 기조 장기화 선언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각) 열린 미국 FOMC에서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연내 금리 인상과 내년 금리 인하 횟수 감소를 강하게 시사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 회견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적절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보고 싶다”며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더 많은 진전이 있어야 한다”며 긴축 장기화를 선언했다.
매파 기조는 점도표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올해 말 금리(중간값)는 5.6%로 연내 0.25%포인트 인상을 시사했고, 내년 금리로는 5.1%로 높아졌다. 당초 4번으로 전망됐던 금리 인하 횟수가 2번으로 줄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준의 긴축 장기화 시사는 그대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로 이어졌고,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한·미 금리 역전차에 따른 자본 이탈 우려와 고환율에 따른 우리 경제 악화 우려도 원화 약세의 배경이 됐다.
◆”오를만큼 올랐다”…1330원서 등락 후 11월 변곡점
시장에서는 원·달러가 다음 FOMC가 열리는 11월까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 지표 발표에 따라 출렁이는 장세를 연출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 동안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결정에 데이터 디펜던트(경제지표 의존)을 강조해 왔다는 점 때문이다. 양호한 경제 지표와 예상보다 높은 물가는 연준의 긴축 기조를 지지하는 재료가 된다.
다만 원·달러의 다이나믹한 추가 상승은 어렵다는 시각이 높다. 그동안 환율이 가파르게 올랐다는 점과 미 연준의 연내 추가 인상 시사가 새로운 이슈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지난 7월만 해도 원·달러는 1260원대에 불과했고, 지난달 초에도 1300원을 밑돌았다. 중국의 경기 회복세와 중국 정부의 위안화 환율 방어도 원·달러 상단을 제약하는 요소로 거론된다.
환율의 변곡점은 11월 FOMC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시사한 금리 인상 시점을 기점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동시에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에 대한 평가는 전날 거의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환율은 당분간 1330원에서 1350원 사이에서 변동하다가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시그널이 보일 때 방향을 전환할 것”이라고 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 11월까지 불확실성을 경계하며 1330원에서 등락할 것”이라면서도 “연말에는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며 1200원 후반으로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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