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금융당국이 코인거래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추진한다. 빗썸 등 일부 국내 거래소 대주주가 형사 소송 등에 휘말리자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대주주의 자격 요건을 살피려는 취지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최근 코인거래소 신고 요건 등을 개편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이번에 개편된 요건은 내년 10월부터 진행될 코인거래소 갱신 신고 항목에 포함될 전망이다. 다시 말해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등 기존 거래소들의 향후 영업 여부를 결정할 기준이 되는 셈이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에 따르면 거래소를 비롯한 가상자산사업자들은 모두 신고 수리 이후 3년마다 갱신 신고를 해야 한다. 지난 2021년 10월 첫 번째로 신고 수리를 마친 업비트를 시작으로 오는 2024년 10월부터 거래소들의 갱신 신고가 이어질 예정이다.
현재 TF가 집중적으로 살피는 항목 중 하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란 대주주가 금융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자격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를 정부가 주기적으로 따져보는 절차다. FIU는 이를 통해 코인거래소 사업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주주의 불법행위를 막고 이용자 피해를 예방할 방침이다.
이는 그간 거래소 대주주들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했다. 실제로 현행 특금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시 거래소 대표와 등기임원만 신고 및 심사를 받으면 된다. 거래소를 실제 소유하고 통제하는 대주주들의 비위는 걸러내지 못한 것이다.
다른 금융권 사례와 비교해 봐도 이례적인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은행권에서는 대주주가 금융 관련 법을 위반했거나 은행 소유가 금지된 산업자본일 경우에는 지분 소유나 의결권 행사를 제한받는다. 비슷한 영업 형태를 가진 금융업계도 마찬가지다. 유사한 진입규제인 등록제를 채택 중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과 대형대부업자 등도 대주주를 심사 중이다.
또 최근 일부 국내 거래소 대주주가 사기 및 시세조종 사건에 휘말린 점 역시 이번 심사 추진의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현재 빗썸 대주주 강종현 씨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등으로 1심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 업비트 대주주 송치형 두나무 의장은 자전거래에 의한 시세조종 혐의 등으로 대법원 재판을 앞두고 있다.
한편 국회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의 법률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최근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 심사제를 도입하는 특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코인거래소 등 가상자산사업자가 신고할 때 대주주 관련 사항을 포함해야 하며, 또 신고 수리 업무를 담당하는 FIU가 해당 기업 대주주의 경제·금융 범죄 이력을 심사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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