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22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대규모 금융완화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단기금리를 마이너스로 하고 장기금리를 0% 정도로 억제하는 지금의 대규모 금융완화책을 유지하는 한편, 장기 금리의 변동폭에 대해서는 7월 회의에서 결정한 사실상, 1%까지의 상승을 용인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21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공표문에서 물가상승에 대해 정부의 경제대책 등으로 정점일 때보다는 플러스폭을 축소하고 있지만 “예상 물가상승률은 다시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총무성이 이날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신선식품 제외)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일본은행은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축소된 뒤 기업의 임금·가격설정 행동 변화 등을 배경으로 “다시 플러스 폭을 완만하게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경기는 기업 수익이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추이하는 가운데 설비투자와 개인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소득 환경도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는 해외 경제의 회복 속도 둔화로 하방 압력을 받는 한편,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 수요의 가시화 등에 힘입어 완만하게 회복해 갈 것으로 본다.
향후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는 “해외 경제·물가 동향, 자원가격 동향, 기업의 임금·가격책정 행태 등 일본 경제·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경제·물가·금융 정세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끈질기게 금융완화를 계속해, 임금상승을 수반하는 형태로 2%의 물가안정 목표를 지속적·안정적으로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일본은행 정책회의 결과에 대해 NHK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올해 8월까지 17개월 연속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지만, 일본은행은 임금상승을 수반하는 형태의 2% 물가안정목표 달성에는 아직 이르지 않았다며 물가목표 실현을 위해 현재의 금융완화 정책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장기금리의 사실상 상한선을 1%로 하는 장단기 금리조작(일드 커브 컨트롤·YCC), 마이너스 금리정책,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등 현행 완화책을 계속한다”며 “당분간은 물가나 임금 동향을 신중하게 살피면서 금융완화책으로 경제를 떠받친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동시에 공표한 참가자에 의한 경제 전망에서는 19명 중 12명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4일 첫 10회 연속 금리인상을 결정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대규모 완화를 계속하는 일본은행과 금융긴축 국면에 있는 구미 중앙은행과의 차이가 재차 의식돼 외환시장에서 한층 엔저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일본은행의 정책 유지에 따라 엔화 매도가 강해져 한때 1달러당 148엔대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의 발표 직전에는 147엔대 후반으로 추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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