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면서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고금리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론적 금리인) 중립 금리 상승으로 고금리가 영원히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은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이 고금리가 더 오래뿐만 아니라 영원히 지속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며, 기술적인 측면에서 중립 금리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중립 금리는 물가와 실업률이 안정되고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이론적 금리를 말한다.
중립 금리는 관찰될 수 없고, 경제가 특정 수준의 금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로 추론한다. 금리가 수요나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키지 않는다면 중립 금리는 더 높아야 하고 통화 정책은 긴축적이지 않아야 한다.
2007~2009년 경기 침체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경제학자들은 중립 금리를 4~4.5%로 추론했다. 2%의 인플레이션을 뺀 실질 중립 금리는 2~2.5%였다.
이후 10년간 연준이 금리를 0%에 가깝게 유지했음에도 인플레이션은 2% 미만으로 유지됐고, 중립 금리 추정치는 하락했다. 연준은 2019년 점도표상 중립 금리 중간값을 2013년 4%에서 2.5%로, 실질 중립 금리는 0.5% 산출했다.
20일 연준이 발표한 중립 금리 추정치의 중간값은 2.5%를 유지했다. 다만 3% 이상으로 전망한 위원이 전체 18명 중 5명으로, 지난 6월(3명)과 지난해 12월(2명)보다 늘었다.
연방기금금리도 2026년 2.9%로 마감할 것으로 예상해 중립 금리가 상승했다고 판단했음을 암시했다.
중립 금리 상승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가계·은행이 차입 대신 부채를 상환해 저축 수요를 줄이면서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억제했지만, 이후 경제가 회복되면서 금리에 대한 하방 압력이 사라진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막대한 정부 부채도 요인으로 꼽힌다. 공공이 보유한 미국 연방 부채는 2020년 초 국내총생산(GDP) 80%에서 현재 95%까지 치솟았다. 연방정부 재정 적자도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5% 미만에서 현재 6%로 늘었다.
다만 세계 인구 고령화에 따른 주택과 자본재에 대한 수요 감소 등도 중립 금리를 압박하고 있어, 중립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모든 건 예측일 뿐이라며, 내년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거나 성장이 급격히 둔화하면 중립 추정치가 내려가는 만큼 현재로선 눈에 보이는 고금리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WSJ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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