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네이마르. 천문학적인 연봉과 이적료를 자랑하며 축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방법은? 그저 TV 앞에서 맥주와 함께 ‘호우!’를 외치는 수밖에 없다. 우리가 기껏 모은 돈 100만원, 1000만원 혹은 1억원을 호날두에게 투자하겠다고 해서 호날두의 에이전시가 이걸 반길리도 없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가상화폐 서비스기업 SportX와 스페인 스포츠 에이전시기업 베스트오브유스포츠(Best of you sports)의 리전보(李鎮伯) 대표는 이런 축구판을 뒤집어 보자는 괴짜다. 지난 6월 12일 서울에서 만난 그는 대뜸 기자에게 축구를 좋아하느냐고 묻더니,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이용해 글로벌 축구업계의 부조리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호날두는 축구를 열심히 해 자신의 몸값을 올렸지만, 그 몸값을 만들어 준 건 그의 경기에 열광하는 팬들 아닌가? 천문학적인 호날두의 수익을 선수와 에이전시 그리고 피파(FIFA)와 같은 일부 단체들이 독식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protX는 블록체인 기반의 구단토큰, 선수토큰과 함께 가상화폐 ‘SoX’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한지웅 기자 = 12일 서울 여의도 뉴스핌에서 만난 리전보 중국 SportX 대표. 2018.06.12. hjw1014@newspim.com |
그는 구단별로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을 발행한 뒤 유통시키면 개인도 소액으로 자신이 응원하는 구단에 투자해 이익을 공유할 수 있고, 나아가 축구 시장의 투명성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설명하면, 주식 대신 토큰을 이용해 구단의 지분을 여럿이서 나눠 갖는 방식이다. 현재 SportX는 스페인의 1개 구단 및 중국의 1개 구단과 토큰발행 작업을 협상 중이며, 협상이 끝나는 대로 구단명을 공개하고 프라이빗세일(Private sale, 사모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리전보 대표는 한국이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도 높을뿐더러 아시아 축구 강국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파트너 및 스포츠 에이전시를 방문하고, 오는 8월 ‘SoX’ 가상화폐공개(ICO)를 위해 미리 한국을 찾았다는 설명이다. SoX의 ICO는 8월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앞으로 SportX 플랫폼 안에 여러 클럽을 끌어들여 스포츠 지적재산권(IP) 자산을 자유롭게 거래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라리가(스페인 프로축구 리그) 구단들을 끌어들이고, 궁극적으로는 ‘스포츠 블록체인 시대’를 열어 피파(FIFA)가 독점하고 있는 글로벌 축구산업을 재편하고 싶다.”
또한 리전보 대표가 맡고 있는 Best of you sports는 스페인을 거점으로 한 정상급 스포츠 에이전시로, SportX에도 가입해 ‘블록체인+스포츠’ 플랫폼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Best of you sports는 카세미루(레알 마드리드) 등 유럽 아시아 남아메리카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고, 오스카 리봇(전 레알 마드리드 대외부문 총책임자) 등이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엔 중국 스포츠웨어업체로부터 2000만유로(260억원)를 투자 받기도 했다.
리전보 대표는 “어려서부터 축구밖에 몰랐다”며 스스로를 성공한 덕후라고 소개했다. 2001년 베이징대학교 스페인어학과에 입학한 뒤로 학점관리는 제쳐두고 축구 동아리 활동에만 매진했고, 졸업 후에는 10년간 축구 전문기자로 활동했다. 블록체인을 공부한 뒤로는 스포츠 산업에 블록체인을 접목하고 싶어 기자를 그만두고 기업가로 전업했다고 한다.
끝으로 그는 블록체인과 스포츠 산업 결합의 무한한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가상화폐를 단순한 투자 목적으로 이용하자는 것이 아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스포츠 IP개발, 프로모션, 거래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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