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 발견으로 노벨물리학상 받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
“LK-99 사례, 과학계에 흔한 일…신소재 연구에 꾸준한 투자 필요”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차세대 신소재를 발견해 노벨물리학상을 거머쥔 해외 석학이 최근 많은 논란을 낳은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를 두고 ‘과학발전의 한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맨체스터대학교 교수는 24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3’ 행사에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퀀텀에너지연구소 및 한양대 연구진이 공개한 상온 초전도체 ‘LK-99’. (사진=김현탁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노보셀로프 교수는 이른바 꿈의 나노물질이라는 ‘그래핀’을 발견한 공로로 본인의 스승인 안드레 가임 교수와 함께 36세의 나이에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1973년 이후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라는 진기록이었다.
노보셀로프 교수의 연구는 단순하고 간단한 방법으로 신소재를 만들어냈다는 데서 관심을 얻은 바 있다. 스카치테이프의 접착력을 이용해 흑연의 표면층을 한층 떼어냄으로써 2차원 구조의 육각형 탄소화합물인 그래핀을 발견한 것이다.
그래핀은 두께가 원자 한 층과 비슷한 수준인 0.35㎚밖에 되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얇은 물질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전기·열 전도성 등이 기존의 소재들보다 훨씬 뛰어나고, 강도와 신축성까지 뛰어나 산업계에서 무궁무진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출고일자 2023. 0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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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나노물질 ‘그래핀’을 발견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맨체스터대학교 교수. (사진=윤현성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
노보셀로프 교수의 신소재 발견과 같이 최근 국내 학계에서 구리, 납 화합물을 수차례 구워내는 단순한 방식으로 꿈의 물질인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만들 수 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파장을 낳기도 했다.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 관련 논문이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공개된 이후 국내외 학계에서 재현 실험에 뛰어들었으나 논문 공개 이후 약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성공 소식은 없다. 이에 LK-99의 진위 여부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며 관심도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를 두고 노보셀로프 교수는 “최근 상온상압 초전도체에 대한 희소식이 들려왔으나 아직까지 확인된 바는 없는 듯하다”며 “안타깝긴 하지만 과학계에 종종 일어나는 일이고 과학발전의 한 과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초전도체 뿐만이 아니라 과학은 뭔가를 발견하고 밝혀내는 과정이다. 이론이나 가설을 수립하고 실험을 통해 실제로 가능한지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LK-99 사례 등은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이번에는 제 동료들이 겪었지만 나중엔 저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보셀로프 교수는 그래핀, LK-99 같은 신소재 연구에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초전도체가 최근 급부상하며 관심을 받기도 했고, 일본에서는 40년 넘게 과학자들이 신소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며 “다음의 새로운 발견이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소재를 발견하는 것 자체가 목표라기보다는 신소재를 연구하는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이해도가 있다”며 “이런 과정과 이해를 향후 신소재에 활용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이를 통해 다음 단계를 위한 퀀텀 도약(급격한 발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노보셀로프 교수가 발견한 꿈의 소재 그래핀은 최근 각종 전자제품이나 배터리 등에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보셀로프 교수는 “10여년 전부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신소재를 도입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신기술을 만들고 도입하기 위해서는 신소재를 당연히 운용해야 한다고 본다. 미래에는 계속해서 다양한 재료의 다각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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