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국제유가가 연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추가 생산을 장려하지 않는다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미국 최대 셰일업체 중 하나인 콘티넨털리소시스의 더그 롤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국제유가가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롤러 CEO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원유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며, 신규 생산이 없다면 배럴당 120~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더 많은 셰일오일 생산을 장려하는 정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가격 압박이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하는 건 사실상 기정사실이라며, 80~100달러 사이에서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 연장과 중국 수요 증가로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 원유 가격 벤치마크(기준)인 브렌트유는 지난 18일 94.43달러에 거래되면서 10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22일 장중 95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국제유가가 연내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20일 국제 원유 가격 벤치마크(기준)인 브렌트유 12개월 후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93달러에서 1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12개월 후 서부텍사스유(WTI)도 배럴당 88달러에서 95달러로 상향 전망했다.
마크 피셔 MBF클리어링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21일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공급 부족으로 시장이 요동치면서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고유가가 급격한 경기 침체나 실업 증가 없이 물가가 서서히 안정되길 바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Fed·연준) 정책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내 평균 휘발유 소매가는 지난주 1갤런당 3.88달러로 집계됐다.
연초 대비 25% 이상 상승한 수치지만,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당시 유가가 현재 달러 가치로 환산했을 때 갤런당 5.71달러에서 정점을 찍은 것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이 수십년 전보다 유가 충격에 덜 민감해졌으며, 효율성 향상으로 전체 지출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어 고유가 영향이 줄었다고 보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오히려 다음달 1일 재개되는 학자금 대출 상환과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저축이 단계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이 물가 상승의 경제적 타격을 가중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유류비 상승으로 노동자들이 근무 시간을 단축하거나 임금 인상을 요구하게 되면 노동시장이 경직된 상태로 유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임스 해밀턴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경제학 교수는 “(이전 유가 파동과 비교해)상승세는 훨씬 완만하다”며 “다만 경제에 약간의 차이를 만들 수 있고, 연준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연료 수출 금지 완화 계획 발표 후 소폭 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종가 대비 배럴당 0.39%(35센트) 하락해 89.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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