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용훈특파원) 러시아내 국영 은행이자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Sberbank)의 최고경영자(CEO)인 헤르만 그레프가 현재의 중앙화된 금융시스템 상에서는 암호화폐가 통화를 대체할 수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블록체인과 비트코인 옹호자인 그레프 CEO는 4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에서 개최되고 있는 유라시안 금융 컨퍼런스에서 암호화폐의 도래와 결제 수단으로의 역할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레페 CEO는 “암호화폐의 글로벌 이용에 대한 전망으로 경화(전통 화폐)를 대체할 것인가에 대한 나의 견해를 묻는 것이라면 이전에도 말했듯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나의 답”이라고 말하고, “국가가 통화(경화)에 대한 중앙화된 역할을 다른 탈중앙화된 기관(institutions)에 양보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레페의 이같은 시각은 전세계적으로 암호화폐의 이용이 늘고있고, 비트코인을 법적 결제 수단으로 인식해가는 추세지만 화폐를 발행하는 기관이 중앙은행이 유일한 중앙화된 오늘날의 국가 금융 시스템의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또 그레페의 이날 발언은 러시아 당국이 암호화폐를 결제를 위한 통화 수단으로 합법화되지 않은 별도의 자산으로 규정하는 입법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레페는 비트코인 옹호자로,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러시아 정부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온 인물중 하나다. 실제로 올해 초에는 암호화폐 금지에 대한 오랜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했고, 특히 러시아 정부에 대해 탈중앙화된 돈(money)에 대한 적대적 시각을 거두도록 촉구한 바 있다.
또 그레페가 이끌고 있는 세베르방크는 2016년 하이퍼저 국제 블록체인 컨소시움에 가입했고, 2017년에는 블록체인 기술에 초점을 맞춘 기업협업 단체인 Enterprise Ethereum Alliance(EEA)의 회원사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