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채무불이행(디폴트)의 궁지에 몰린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恆大. Evergrande) 쉬자인(許家印) 회장이 경찰의 주거 감시를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27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쉬자인 회장이 이달 초 경찰에 연행돼 현재 지정된 장소에서 주거 감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쉬 회장이 주거 감시를 받는 이유는 확실치 않지만, 중국 경찰의 이런 조치가 공식적인 체포나 기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다만 중국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이런 조치는 쉬자인이 허가 없이 거주지를 떠나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연락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쉬 회장의 여권과 신분증을 사법 기관이 보관함으로써 사실상 출국금지 조치도 취해졌다. 주거 감시 기간은 최장 6개월까지다.
세계 최대 채무를 가진 쉬 회장에 대한 당국의 조치는 그가 조만간 사법 조사에 직면할 수 있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이달 초 중국 경찰은 헝다그룹의 자산관리회사 직원 일부를 연행했다. 일부 매체는 두 명의 전직 고위 임원이 관련 기관에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최근 며칠 사이 헝다그룹이 마련한 구조 조정 계획이 채권단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음에 따라 중국 금융 시장은 혼란이 빚어지고 있고 청산 위험이 증가하면서 헝다그룹의 앞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지난 수 년간 이어져 왔고 헝다그룹은 태풍의 중심에 서 있다. 중국 당국은 헝다의 위기가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고 중국인들의 부동산 시장 전체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인식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중국 부동산 지수는 27일 오전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이 앞서 도입한 경기 부양 정책이 효과를 거둘 지는 10월 1일 시작되는 국경절 황금 연휴 기간에 첫 번째 시험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지만 주택 구입자들의 신뢰는 여전히 취약하다.
쉬자인은 대규모 토지 차입 구매와 경쟁사 인수를 통해 헝다그룹을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로 성장시켰고 이후 생수, 프로축구단, 전기차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는 한때 아시아에서 두 번째 부자였지만 부동산 제국이 무너지면서 순자산이 급락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인덱스에 따르면 쉬자인 가족은 2017년 420억 달러의 순자산을 가지고 있었으나 현재 약 18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헝다그룹의 부채는 2조 3900억 위안(우리돈 약 442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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