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채권수익률이 ‘미친 듯’ 상승 중입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6%를 넘어섰습니다. 연준이 고금리 체제를 당분간 더 가져간다고 밝힌 후 월가는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금리 상승은 주식, 채권, 외환, 그리고 디지털 자산시장에 영향을 미칩니다. 금리와 비트코인, 금리와 이더리움 가격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습니다.
지난 8월 17일 게재한 “비트코인 열쇠는 채권시장에 있다” …서머스, 10년물 금리 4.75% 주장 기사를 다시 전송합니다. 고금리에 대한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사진)의 예언이 맞아 떨어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열쇠는 채권시장에 있다” …서머스, 10년물 금리 4.75% 주장
[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29K 밑으로 내려왔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중국 부동산 위기론이 부상하면서 레거시 금융시장과 디지털 자산시장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관건은 큰 돈이 움직이는 채권시장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 금리 정책이 실물 경제를 살릴 열쇠를 쥐고 있다.
# 모든 것은 금리 놀음
채권수익률이 상승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1) 미국 은행 위기가 고조된다. 연초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대표적인 예다. 무디스와 피치는 미국 주요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했다.
2) 중국 부동산 시장이 더 큰 화를 불러 올 수 있다. 부채로 버티고 있는 건설사들이 연쇄 도산한다. 구제금융을 준다? 건실한 영역까지 피해가 올 수 있다.
레거시 시장의 위기는 비트코인에게는 기회다. 그러나 위험이 점화되고 주식, 채권, 외환, 그리고 국제 금 시세가 급변하면, 비트코인에도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올 수 밖에 없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위험한 전망’이 나왔다.
# 서머스의 예언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TV에 출연,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 국채 10년 만기 수익률은 평균 4.75%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19%를 기록했다. 2007년 이후 가장 높았다. 서머스 전 장관의 예측은 이보다도 56bp 높다. 지난 20년 동안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평균 2.90%였다.
서머스 전 장관의 수익률 전망 대로라면 웬만한 은행이나, 기업, 가계는 이자 부담 때문에 견디기 어렵다. 미국 정부도 수 조 달러 이자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 서머스의 계산법
서머스 장관이 “4% 후반, 4% 대” 이렇게 어림해서 얘기하지 않고 ‘4.75%’라고 수소점 이하 둘째 자리까지 얘기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서머스 장관의 계산법을 보자.
1) 물가 2.5% : 팬데믹 이후 연준이 아무리 노력해도 단기간에 2% 이하로 인플레를 떨어뜨리기 어렵다. 10년 이상이 걸린다.
2) 실질 금리 1.5~2% : 연방 정부의 부채 증가. 특히 국방비 부담이 급증. 트럼프 정부가 세금을 깎아준 것이 결정타였고, 시장 수익률도 상승했다.
3) 텀 프리미엄(Term Premium) 0.75~1% 포인트 : 장기채를 보유함으로써 투자자가 부담해야 할 위험이 높아졌다. 10년, 20년 후 미국 정부를 어떻게 믿나?
1)+2)+3)의 결과가 10년물 국채 수익률이다. 그 값이 4.75~5.50%다.
# 투자 방정식이 달라진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년 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평균 2.90%에 불과했다. 앞으로 10년가 금리가 4.75% 이상으로 상승한다면 주식, 벤처, 부동산 투자 방정식이 달라져야 한다.
미국 연방 정부의 재정 계획도 바뀌어야 한다. 지난 주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채 금리가 1% 포인트만 상승해도, 2033년 재무부가 지급해야할 국채 이자가 2조 달러로 급상승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피치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한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미국 정부는 이자를 갚기 위해 빚을 더 내야 할 지도 모른다.
이처럼 장기적인 고금리는 거시경제 전반을 뒤흔든다.
# 이더리움 스테이킹 이자
암호화폐 시장도 구조를 뜯어 고쳐야만 생존할 수 있다.
단적으로 이더리움을 보자. ETH 스테이킹 이자는 3.8% 수준이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4.75% 이상으로 올라간다면 스테이킹 이자는 역마진을 발생시킨다. 스테이킹 매력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기관 투자 자금을 끌어 모을 명분이 없어진다.
이더리움 가격이 크게 올라서 스테이킹 보상이 낮아도 괜찮다면 모를까, 안정적인 기관 투자 포트폴리오로 스테이킹을 생각한다면 3.8% 이자로는 안된다. 상품성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스테이킹 이자가 6~7%는 돼야 기관 자금이 들어올 수 있다. 헤지 비용, 기회 비용까지 감안한 이자다.
높은 이자를 충당하려면 스테이킹 보상을 늘려야 한다. 더 많은 코인을 찍어야 한다. 이더리움 가격을 떨어뜨리는 압력도 커진다. 진퇴양란이다.
# 위기 앞에서 비트코인의 행보는?
금리가 상승하면 금 값이 떨어지는 것처럼 비트코인도 하락 압력을 받는다. 국제 금 시세는 이달 초 온스당 2000 달러를 찍은 후 급락해 1925 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비트코인도 29K 저항선이 무너졌다.
비트코인은 위기에 강하다. 올해 초 미국 지역은행 연쇄 파산 당시 “비트코인은 나만의 은행”이라는 구호가 먹혀든 것을 기억하자.
비트코인은 2008년 금융 위기에 대한 반성으로 탄생했다. 그로부터 15년 후 비트코인은 블랙록 CEO 래리 핑크가 인정했듯이 “글로벌 디지털 자산”의 지위에 올랐다.
이번 위기가 비트코인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인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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