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디지털 형태의 새로운 화폐(CBDC) 도입에 속도를 낸다.

한은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실험(‘CBDC 활용성 테스트’)을 공동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새로운 화폐를 의미한다.

한은에 따르면 이번 테스트는 한은과 금융위, 금감원 뿐만 아니라 다수의 은행이 함께 진행하는 민관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된다.

‘CBDC 활용성 테스트’는 금융기관 간 자금거래 및 최종 결제 등에 활용되는 ‘기관용(wholesale) CBDC1)’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현재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개설한 계좌의 예금(지급준비금)을 활용하여 자금거래 및 최종 결제를 수행하는 것과 유사하다.

은행들은 한은이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구축한 ‘CBDC 네트워크’ 내에서 일반 국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지급수단(tokenized deposits)을 제공하게 된다.

지급수단들은 한은이 구축하고 금융위, 금감원과 공동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통화 인프라 내에서 안전하게 유통된다.

한은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IT 기술 발전을 반영한 미래 통화 인프라의 시범 모형을 제시해 기존의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다양한 혁신적 지급 금융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토큰증권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금융상품이 보다 안전한 지급수단을 통해 효율적으로 거래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테스트는 현행법과의 정합성 등을 고려해 우선 은행만 참여할 예정이다. 테스트의 단계적 확대 여부는 이번 테스트 이후 관련 제도적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면서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한은은 테스트 대상 구체적 활용 사례와 참가 은행 등 세부 사항을 오는 11월 말에 공개하고, 일반 국민 참여 테스트는 시스템 구축 등의 준비를 거쳐 내년 4분기 경으로 착수할 계획이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미래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함께 준비하는 프로젝트가 첫 걸음을 내딛는다”면서 “한은은 테스트가 당초 목표한 바대로 잘 추진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 금융위, 금감원 등과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디지털 자산 거래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혁신 동력이 될 것”이라면서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국민들의 권리에 대한 확고한 보장을 전제로 새로운 테스트도 지속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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