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의 엔화 약세가 급격하게 진행된 후 빠르게 진정되자, 일본 정부가 시장 개입을 했다는 견해가 부상하고 있다.
간다 마사토(神田真人) 일본 재무관(차관급)은 관련 언급을 피하면서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를 면담하는 등 관련 협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을 연출했다. 시장은 당국의 개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지 공영 NHK,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 관저에서 재무성의 간다 재무관과 면담했다. 엔화 약세 진행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간다 재무관은 면담 후 기자들에게 “일반적인 경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그는 환율 변동율에 대해 “기업이든 가계든 (환율이) 크게 움직이면 큰 민폐다. 확실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8시께 간다 재무관은 재무성에서도 기자들에게 “시장 개입 유무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삼가겠다”고 밝혔다.
과도한 환율 움직임에 대해서는 “어떠한 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의) 과도한 변동이 기업, 가계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도한 변동’ 정의에 대해서는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방적인 움직임이 쌓여 일정 기간에 매우 큰 움직임이 있을 경우 이를 과도한 변동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도 4일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환율 개입 유무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삼가겠다”고 밝혔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계속 확실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약세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1달러 당 150엔을 찍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이후 같은 날 오후 11시12분 전조도 없이 빠르게 엔화 강세가 진행됐다. 1분만인 11시13분께 1달러 당 147.30엔으로 급격하게 엔화 약세가 진정됐다.
닛케이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1분 내 3엔 정도 엔화 시세가 움직이는 일은 없다. 이에 일본 정부가 엔을 매입하고 달러를 매도하는 개입을 실시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 등에서 확산했다.
다만 오후 11시30분이 되자 달러 당 엔화는 149까지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개입에 대한 관측도 다소 가라앉았다.
닛케이는 “정부가 환율개입에 코멘트 하지 않을 방침이다. 개입 유무에 대한 투자가의 의심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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