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FTX를 파산시킨 샘 뱅크먼 프리드(SBF)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FTX 채권자들은 SBF가 투자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
앤트로픽의 기업가치가 300억 달러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4일(현지 시간) ‘FTX2.0 연대’라고 밝힌 채권자 단체가 엑스(트위터)에 “앤트로픽 자금 조달이 성공하면 돈을 다 돌려 받을 수 있다”고 트윗했다고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아마존닷컴과 최대 4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한 지 불과 며칠 만에 20억 달러를 조달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테크 뉴스 사이트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아마존과 거래가 성사되면 앤트로픽의 기업가치가 3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FTX와 자매 회사사 알라메다 리서치는 앤트로픽에 5억 달러를 투자했다. SBF는 물론 FTX의 공동 창립자 니샤드 싱, 알라메메다 CEO 캐롤라인 엘리슨도 앤트로픽에 투자했다.
앤트로픽은 클라우드라는 이름의 AI 챗봇을 개발했다. 오픈AI와 함께 AI 기업 중 가장 주목받는 회사다. FTX가 보유한 재산 중 가장 값나가는 자산 중 하나다.
FTX 파산 관리자들은 지난 여름 앤트로픽 주식을 매각하려고 했으나, AI 열풍이 불면서 인수자 물색을 중단했다. 더 비싼 값에 주식을 팔 기회를 노린 것.
이 스타트업은 FTX가 투자한 대규모의 벤처 포트폴리오 중에서 가장 큰 베팅을 한 기업이고, 성공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FTX 채권자들이 앤트로픽 주식 매각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보도했다. 기업공개 시장이 침체기이고, 상장보다 비상장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이 증권거래소에 데뷔하는 것은 앞으로도 몇 년 후가 될 수도 있다.
한편 재판이 진행되면서 FTX를 둘러싼 법적 문제도 불투명해졌다. 검찰은 SBF가 벤처 투자를 위해 FTX 고객 자금을 유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FTX는 파산 신청서에서 엘리슨에게 2250만 달러의 보너스를 부당하게 지급했으며, 이 중 1000만 달러를 AI 스타트업 투자에 사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FTX 재판의 핵심 증인이기도 한 엘리슨의 유일한 개인 투자 주식도 바로 앤트로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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