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SBF)의 재판에서 SBF가 고객 자금을 유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SBF의 대학 시절 룸메이트이자 전 FTX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아담 예디디아는 “FTX의 관계사인 알라메다 리서치는 채무 상환을 위해 FTX 고객 자금을 유용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회계 소프트웨어에 버그가 발생해 2022년 6월 기준 알라메다가 FTX 고객들에게 진 부채가 부풀려지기도 했다. 6월 중순 소프트웨어 버그를 수정했고 알라메다가 FTX 고객들에게 빚진 부채는 160억 달러에서 80억 달러로 줄었지만 여전히 우려스러운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SBF와 예디디아가 회사 붕괴 전인 2022년 중반 테니스 코트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대화 중 SBF는 “작년에 우리는 방탄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방탄이 안된다”라고 말했다.
예디디아는 알라메다 리서치가 채권자에게 대출금을 갚기 위해 고객 예치금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FTX에서 퇴사했다고 밝혔다.
한편 FTX의 전 기관 영업 총괄 제인 타켓은 최근 인터뷰에서 “SBF가 관계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에 수십억 달러의 고객 자금을 빌려줄 때, 거래소 시스템과 어긋나는 특혜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SBF가 법정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회사 붕괴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것처럼 하거나 기술적 부분을 부각시켜 배심원들의 판단에 혼선을 빚으려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SBF는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분명 인지하고 있었다”고 타켓은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