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전주 대비 8% 뛰어…불안정한 금융시장 ‘피난처’로 부상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미국의 긴축 장기화 공포에 금융시장이 휘청인 가운데 비트코인이 홀로 강세를 띠어 눈길을 끈다. 전통 금융자산에 대한 투심이 위축되면서 ‘피난처’로 인식된 코인에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3500만원대 횡보하던 비트코인은 10월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3850만원까지 치솟으며 전주 대비 8%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3800만원대 회복은 지난 8월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이번 상승세는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에 집중됐다.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은 최근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통상 비트코인과 동반 상승하는 양상과 다른 모습이다. 실제로 5일 오후 5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전주 대비 4.24% 뛴 반면에 이더리움은 1% 상승에 그쳤다.
비트코인의 두드러지는 약진은 ‘디지털 금’이란 정체성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금리 기조가 길어질 것이란 전망에 따라 미국 국채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이를 헤지할 대체재인 코인에 투심이 쏠린 것이다. 다시 말해 기존 전통 금융과 대비되는 구도에 있는 코인이 최근 불안정한 금융시장의 ‘피난처’로 부상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경향은 향후 금융시장 위기에 따라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채권 가격 급락에 따른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SVB) 가능성이 이를 뒷받침한다.
SVB는 보유한 장기 국채의 가치가 금리 상승으로 하락하면서 지난 3월 파산에 이른 미국 은행이다. SVB 폐쇄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 규모이자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은행 파산으로 기록됐다.
특히 SVB 파산은 비트코인을 금융시장 피난처로 평가받게 한 대표적 사례기도 하다. 제도권 금융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수요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SVB가 문을 닫은 직후 비트코인은 일주일 만에 30% 폭등한 바 있다.
백훈종 샌드뱅크 이사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빛을 발하는 중”이라며 “비트코인이 지닌 탈중앙성과 투명성은 불안정한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에서 안전한 피난처의 역할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디지털화가 더욱 가속화되는 세상에서 비트코인은 현대와 미래의 투자자들이 찾는 안전자산의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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