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용훈특파원) 올해 들어 암호화폐 시장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기관투자자의 시장 진입 시점’이었다.
지난 연말 2만달러 가까이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비트코인이 올 초부터 급락하며 이제는 6천달러도 위협받는 분위기다.
그러나 비트코인 옹호자들은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이 임박했으며, 또 한번의 비트코인 랠리를 위해서는 이들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때 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흘러 올해도 반이 훌쩍 지났고, 벌써 3분기에 들어서며 후반기가 됐지만 시장이 고대하던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아직까지 확실하게 감지되지 않고있다.
과연 기관투자자들은 어디에 있으며, 언제나 암호화폐 시장에 투자를 할 것인가?
이와 관련해 비트코이니스트는 10일(현지시간) 암호화폐를 보는 기관투자자들의 시각을 정리해 관심을 끌어다.
우선 많은 금융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시장내 기관투자자들의 관심과 투자는 여전히 부진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왜 그럴까?
블록체인 기업인 Alston & Bird의 공동대표인 블레이크 에스테스는 암호화폐 시장이 리스크가 높은 시장이라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곳이 못된다고 지적하고, 암호화폐 가격은 더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테스 대표는 “최고투자담당자(CFO)들에게 암호화폐 시장은 하락 리스크만 있는 것”이라며, “브랜드 인지도도 없는 새로운 투자 플랫폼으로 신뢰를 높이고자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은 오히려 기관투자자들에게는 실질적 리스크가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비트와이즈 에셋 매니지먼트의 부사장이자 수석 연구원인 매튜 호간 역시 기관투자자들에게 있어 리스크 대비 보상 비율이 불확실하거나 부정적일 수 있는 암호화폐를 실제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는 결정을 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호간은 “(기관투자자들) 모두는 수익성을 보장할 펀더멘털 측면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있으며, 아울러 커리어 리스크에 대한 위험도 따른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관투자자들 중 일부는 암호화폐의 물결 속에 뛰어드는 것 자체에 대해 경계감을 갖고있다.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자산(암호화폐)이 실제로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연기금 투자펀드의 한 CIO는 암호화폐 지수 펀드를 지목하며 연기금의 투자 가능성이 없는 상품이라고 단언했다. 암호화폐에 대한 가치를 전혀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자신은 (암호화폐의) 기회를 잡고싶지 않다”고 강조하고 “무엇이 암호화폐의 가치인가?, 얼마나 안전한가?, 누가 이것을 주시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비트코이니스트는 두가지, 즉 안전성(안전한가?)과 규제(누가 주시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바로 암호화폐 시장으로 가는 기관투자자들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했다.
Capital Fund Law Group의 존 로어 파트너는 “아직은 사이버보안 리스크에 어떤 것이 포함되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 자체가 너무 이른 편”이며 “이같은 리스크를 다룰 능력이 있는 훌륭한 관리인(custodians) 역시 아직은 없다”고 주장했다.
IronChain Capital의 창업자이자 CEO인 조나산 바나사야는 암호화폐 시장의 현 상황을 “(기관)투자자들은 투자관리인(custodian: 투자 플랫폼)들이 인프라스트럭춰를 구축해 놓길 바라고 있는데 반해, 투자관리인들은 반대로 인프라스트럭춰를 구축하기 이전에 투자하기를 원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현재 시장에는 “두려움의 힘든 사이클(vicious cycle of fear)”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이니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들을 위한 투자 플랫폼인 ‘Coinbase Custody’가 이미 선보인데다 스위스 증권거래소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출범시킬 계획을 갖고 있는 등, 미래의 어느 시점에 기관투자자들은 분명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 시기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 보다는 상당히 늦게 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