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슈퍼 엔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50엔을 돌파하자 연내 160엔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원·엔 재정환율이 다시 800원 대를 터치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날 원·엔 재정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5원 떨어진 100엔당 906.43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980원대서 등락하던 원·엔 환율은 4월 초 1000원을 넘어서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5월 들어 하락 전환했다. 6월에는 900원대 초반까지 내려 앉았다가 지난달 중순에는 4거래일 연속 800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원·엔 약세는 미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 영향으로 원화 값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본정부의 의도된 통화완화정책까지 더해지며 엔화값이 더 크게 떨어진 데 기인한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짙어진 지난 3일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50.16엔까지 치솟으며 1년 만에 150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심리적 저항선인 150엔을 터치하자 엔화가 연내 160엔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등장했다.
외신에 따르면 우도 다이스케 미쓰이스미토모 연구원은 미국의 긴축 장기화에도 일본은행이 당분간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하며 연내 환율이 1990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인 160.35엔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원·달러 상방을 1400원까지 열어 놓고 있는 상태다. 엔·달러가 160엔까지 내려앉는다고 가정할 경우 원·엔 환율은 875엔 수준까지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엔·달러가 한동안 900원 선에 머무를 것이란 시각도 있다. 강달러가 엔화 뿐만 이나라 원화 가치도 동시에 끌어 내리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행이 150엔을 지지선으로 환율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점에서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달러가 150엔을 넘고,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원·엔이 8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면서도 “일본은행이 엔·달러 심리적 상단을 150엔으로 인식하고 있는데다 중국 경기 불안에 원화가 강세를 보이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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