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고금리 장기화와 긴축 우려로 인해 미국 국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국내외 증시가 급락하는 등 휘청이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약세장이 이어질 수 있다며 분할매수 전략을 적절하게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 급락한 코스피 지수는 2400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다. 지난 6일 코스피는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사흘 만에 반등하며 전일 대비 5.13포인트(0.21%) 오른 2408.73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외국인이 11거래일 연속 순매도 공세에 나서고 있어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달러도 증시에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미 국채금리가 연중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외국인은 지난 달 19일부터 11일째 순매도에 나서며 1조5901억원 어치를 내다 팔았다. 이는 국내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보다 0.6원(0.04%) 내린 1349.9원으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연내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재진입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당분간 증시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통상 10월은 계절적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인데다 고금리, 고유가, 강달러 3중고에 3분기 기업들의 어닝 쇼크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다수 증권사들 2800선까지 제시했던 4분기 코스피지수 고점 수준을 2600선 전후로 하향조정하고 있다. 이달 코스피지수 예상 범주로 2350~2650선을 제시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금리가 장기화되면 기업이나 가계 부채 리스크 등 자금 경색 우려가 있어 증시에 부정적”이라며 “금리가 높으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고 주식시장도 단기간에 반등이 나오기 쉽지 않아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통상 10월은 연말을 앞두고 일부 펀드들의 포지션 청산으로 주도주들의 시세가 변화가 생기고 대주주들의 양도차익 과세 회피를위해 일부 물량을 조절하거나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도 지난 9월 수익률은 코스피(-3.57%)와 코스닥(-9.41%)이 모두 좋지 않았다. 11월 초까지 경계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강달러로 인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보는 것도 전략이라고 말한다.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고 내년도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여전해 매수 적기라는 분석이다. 방어주, 가치주, 배당주나 실적이 턴어라운드 되는 업종이 불안 장세의 안정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분할 매수를 추천했다.
김 센터장은 “2400선 이하에서는 분할 매수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다만 업종을 보면 금리가 높다는 것은 성장주에 불리한 환경이기 때문에 반도체나 IT 관련주 등 가치주나 실적 턴어라운드 업종 등을 봐야한다. 추가 하락 리스크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지수보다는 업종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 어떠한 매크로 환경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어주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은행, 보험 등 금융주가 부상했고, 통신, 유틸리티 등도 관심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