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국 하버드대학의 여성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골딘 석좌교수(77)가 9일 여성 노동시장 참여와 성별 격차에 관한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뽑혔다.
노벨 경제학상은 스웨덴 중앙은행이 재원을 대 1968년부터 5개 부문의 노벨상에 추가되어 시상되고 있다. 골딘 교수는 이제까지 수상자 93명 중 여성으로는 3번 째에 해당된다. 2009년(엘리노르 오스트롬) 및 2019년(에스터 뒤플로)의 뒤를 이었다.
고딘 교수는 여성으로는 1990년 최초로 하버드대 경제학과에서 종신 교수직에 올랐다. 2013년에 전미 경제학회 회장을 지냈다.
수상자는 1100만 크로나(13억원)의 상금을 받는다. 아직도 여성의 노동력 비중이 남성에 비해 떨어지고 특히 노동시장에 참여할 때 남성보다 보수를 덜 받는 젠더 갭(셩별 격차)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젠더 경제학’의 선구자인 골딘 교수의 연구는 이 같은 격차의 발생 원인 이해와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 제안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상 선정의 스웨덴 과학학술원은 말했다.
전문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골딘 교수는 연구에서 노동시장 진출과 진출시 급여에서 노정되는 성별 격차는 ‘경제가 발전한다해도 꼭 줄어든다고 볼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200년 간 노동 역사를 살펴볼 때 경제 성장이 여성 노동시장 참여의 결과를 필연적으로 개선한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세기의 현대화, 경제 성장 및 여성 노동 비중증가에도 불구하고 오랜동안 여성과 남성 간의 소득 격차는 그다지 좁혀지지 않았다. 골딘 교수는 일생의 직업 경력에 영향을 주는 교육적 결정이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에 이뤄지는 점이 이를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경력 단절되었다가 아이들이 자란 후에 노동시장에 복귀하는 어머니를 둔 경우 딸의 직업에 대한 기대와 예상은 이 어머니의 경험에 의해 형성되며 이때 발전이 느리게 된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남녀 간 소득과 보수의 격차는 흔히 교육과 직업 선택의 상이함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설명되어 왔다. 그러나 골딘 교수는 현재 남녀간에서 보이는 이 같은 벌이 격차의 대부분이 ‘같은’ 직업에서 나오는 사실을 주목했다.
그리고 이 격차는 첫 아이의 출생과 거의 동시에 나온다는 것이다. 수상자는 저서 ‘커리어와 가족’에서 남녀간 임금 및 소득 격차가 차별보다는 제도적 장애물에 기인한다는 점과 특히 ‘아이를 어떻게 가지느냐’가 여성의 벌이에 심각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올 노벨상 5개 본상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기초를 마련한 전령리보핵산(mRNA) 연구, 100경분의 1초인 아토초 펄스광 실험방법 개발, 텔레비전 스크린으로 이어지는 퀀텀 닷(양자점) 발견 등의 과학자들 그리고 노르웨이 극작가 욘 폰세 및 이란 여성 반체제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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