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무역전쟁 공포에 투자 심리가 얼어 붙었지만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 엔화가 연중 저점에 거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리가 1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금속 가격이 수직 하락한 가운데 금과 엔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은 의아하다는 표정이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12일(현지시각) TD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엔화는 10개 선진국 통화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트럼프 행정부가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두드러졌지만 달러/엔은 112엔 선에서 거래, 엔화가 달러화게 대해 1월 초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상황은 금값도 마찬가지다. 연초 이후 무역전쟁 리스크가 날로 고조됐지만 지난 1월 고점인 온스당 1379달러에서 10% 이상 하락, 온스당 124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화 움직임과 관련, TD증권은 투자 보고서를 내고 “무역 마찰이 점차 격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미국 국채 수익률이 3% 선에서 후퇴한 것은 이 때문으로, 엔화의 경우 전통적인 매커니즘에서 이탈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엔화가 한국 원화와 중국 위안화 등 아시아 신흥국 통화와 동반 약세를 보인 데 대해 투자자들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BOJ)의 정책과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에서 배경을 제시했다. 일본 경제 지표가 답보 상태를 보이면서 트레이더들 사이에 BOJ의 금리인상 기대가 저조하다는 것.
이는 미국과 금리 스프레드를 벌이는 한편 엔화에 하락 압박을 가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지속적인 상승을 보일 경우 엔화가 추가 하락, 달러/엔 환율이 113엔 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전자산 수요가 상승한 가운데 금값이 약세 흐름을 보이는 것은 달러화 상승이 주요인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만 1월 고점 대비 금값의 낙폭이 달러화 상승폭을 크게 웃도는 사실에 투자자들은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값의 후퇴가 시장 저변의 낙관론을 반영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무역전쟁에 전세계 실물경기가 탈선할 것이라는 우려가 금속 상품의 매도를 부추기는 한편 최악의 침체가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안전자산의 수요를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http://www.newspim.com/news/view/2018071300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