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등 대출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금리 인상으로 대출 수요를 억제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 영업점 등에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를 0.1%포인트, 신규코픽스 및 신잔액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 신규)를 0.2%포인트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내려보냈다.
신규 및 신잔액코픽스 기준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6개월 신규)도 0.2%포인트 높아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적정 포트폴리오 유지를 위해 금리운용 기준을 변경한 것”이라며 “변경 이후에도 당행은 대출금리가 낮은 편으로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주택담보대출 혼합형의 경우 은행권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13일부터 50년 만기 주담대를 만 34세 이하로 연령을 제한할 방침이다.
국민은행뿐만 아니라 주요 시중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조정해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13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인상하고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0.3%포인트 높인다. 우대금리를 축소해 사실상 가산금리를 올렸다.
하나은행은 1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상품의 금리감면율을 0.15%포인트 축소했다. 금리감면율이 줄어드는 만큼 실질적으로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셈이다.
신한은행도 내부적으로 대출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 안에 인상이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도 “타행의 금리동향을 지속 모니터링 중이며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이번 조치는 가계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축소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가산금리를 조정해 신규 대출 수요를 줄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3294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5174억원 늘면서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주담대 잔액이 517조8588억원으로 한 달만에 2조8591억원 늘어나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한편 시장금리도 은행권 대출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4일 4.795%로 연고점을 기록했다. 이에 일부 은행에서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이 5%대로, 금리 상단은 6% 중반대로 올라섰다. 예금금리와 채권금리 상승에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7%대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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