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국내 대형 코인거래소가 손해배상 목적으로 적립한 준비금이 예치금의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는 총 200억원의 준비금을 마련했다.
이는 올해 8월 말 기준 케이뱅크 내 업비트 고객 예치금 3조909억원의 0.64%에 불과하다. 현재 업비트는 케이뱅크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다.
업계 2위 상황도 비슷하다. 빗썸은 업비트의 절반인 총 100억원의 준비금을 적립했다. 현재 제휴한 NH농협은행에 예치해 둔 5578억원의 1.79%다.
이외에 코인원과 코빗은 비슷한 비율로 준비금을 쌓아뒀다. 카카오뱅크와 제휴한 코인원은 예치금 1122억원의 6.5%인 73억원을, 신한은행과 손잡은 코빗은 예치금 430억원의 6.97%인 30억원을 각각 준비금으로 마련했다.
전북은행과 제휴 맺은 고팍스는 코빗과 마찬가지로 최소 준비금인 30억원을 마련했다. 다만 예치금 자체가 적어 비율은 가장 높았다. 전북은행에 예치한 42억원의 71.77%에 해당한다.
한편 거래소들이 마련한 준비금은 지난달부터 시행된 ‘가상자산 실명계정 운영지침’에 의한 것이다. 지침은 지난 7월 은행연합회가 발표했다.
은행연합회는 해당 지침에서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을 발급받은 원화거래소가 해킹 등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이행할 수 있도록 준비금을 적립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자를 보호하고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지침에 따르면 원화거래소들은 일평균 예치금의 30% 또는 30억원 중 큰 금액을 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다만 최대 금액은 200억원이다.
업비트, 빗썸과 같이 거래량이 상당한 대형 거래소는 일평균 예치금의 30%가 30억원을 넘어 각각 200억원과 100억원을 준비금으로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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