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국내증시에서 동학개미들의 탈출 조짐이 보이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이 이달초 대비 약 6조원 빠져나갔다. 공휴일로 인해 실제 거래일이 3일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빠른 자금 이탈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6조53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초였던 지난 4일 투자자예탁금이 52조2467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5조7078억원(10.92%) 감소했다. 특히 한글날 등의 공휴일로 실제 영업일은 3일에 불과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처음으로 투자자예탁금이 46조원대까지 내려갔다. 올해 하반기 일평균 투자자예탁금은 51조원에서 53조원 수준이었다.
지난 8월이 53조2126억원으로 일평균 투자자예탁금이 가장 많았고, 이달은 현재 49조원으로 내려갔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이달 일평균 투자자예탁금은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 등을 매수하기 위해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에게 맡긴 자금을 의미한다. 언제든 주식시장으로 투입될 수 있어 증시 대기자금이라고 불리운다.
이처럼 증시 대기자금이 줄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이탈을 의미한다. 지난달 말 일시적으로 투자자예탁금이 50조원 밑으로 내려간 바 있으나 이는 두산로보틱스 공모에 자금이 쏠린 영향이다. 이후 다시 50조원대를 회복했으나 빠르게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최근 2차전지주의 하락세가 나온 것이 증시 대기자금 이탈로 풀이된다. 투자자 예탁금이 증가한 시기는 2차전지 열풍이 불었던 3~4월이다. 특히 4월 일평균 투자자예탁금이 52조원으로 급증했고, 이후 50조원대를 유지했다.
실제로 코스닥 거래대금의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달 일 평균 코스닥 거래대금은 6조88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8월의 12조1224억원 대비 43.19% 급감했다. 지난달(10조7407억원) 대비로는 35.88% 줄었다.
더불어 빚투의 감소세도 증시 대기자금이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신용거래융자 잔고금액은 18조8106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역시 하반기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 “전날 투자자 예탁금은 46조5000억원, 신용융자 18조8000억원으로 각각 7개월, 4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개인은 매도하고 외국인은 매수하는 손바뀜이 4일째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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