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시장의 방향성을 이끄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15거래일 연속 팔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 환산 코스피로는 연초 저점까지 떨어져 외국인 입장에서 가격 이점이 있어 추가적인 불확실성만 해소된다면 외국인이 다시 방향 전환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8일부터 전날까지 순매도를 지속했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는 2조5113억원으로 같은 기간 개인은 3조357억원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11일 올해 첫 조 단위 영업이익을 알린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된 이후에도 떠났던 외국인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따른 미 국채 금리 급등, 원·달러 환율 상승,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확대 등이 겹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부각된 영향이다.
외국인들은 2차전지주를 중심으로 순매도하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전체 시장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 포스코(POSCO)홀딩스,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에코프로비엠, 코덱스(KODEX) 200,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두산로보틱스, 유한양행 순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지난달 중순 이후 주가 하방에 대한 베팅을 빠르게 늘려왔는데, 긴축 우려를 덜고 외국인 선물 환매수세가 유입됐다”며 “연휴가 끝나고 부담을 덜면서 하방 베팅을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물 수급은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저가 매수 유입보다는 관망이 강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달러 환산 코스피로는 연초 저점까지 떨어져 외국인 시각에서는 가격 이점이 더욱 크며, 확인해야 할 변수가 있지만 주가는 바닥 다지기 시도를 이어갈 것이고 방향 전환은 외국인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의 완만한 둔화, 한국은행의 안정화 조치 가능성 등 연말까지 환율이 안정되며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국인이 과거 순매도 포지션에서 수출의 바닥 확인 후 순매수 포지션으로 돌아섰음을 감안할 때 4분기, 내년 중 수출 회복을 모멘텀으로 외국인 수급 유입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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