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코인 수수료 ‘제로(0)’ 시대가 열릴까.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이 최근 코인 업계 화제입니다.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지난 4일 수수료 전면 무료화를 시행하면서인데요.
빗썸은 시행 직후 업계 1위 업비트의 거래량을 곧바로 흡수할 정도로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점유율 90%대를 유지한 업비트의 독점을 깨뜨렸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는데요.
이는 수치가 바로 말해줍니다.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빗썸은 수수료 무료화를 시작한 지 5일 만에 점유율 28.5%까지 끌어올렸는데요. 기존 점유율의 약 3배 되는 수치입니다.
같은 날 업비트의 점유율은 70.5%까지 수직하강했는데요. 공교롭게도 빗썸 점유율 상승 폭만큼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다시 말해 업계 2위의 승부수가 1위를 흔드는데 성공한 모습입니다. 나머지 원화 거래소인 코인원과 코빗의 점유율에 큰 변동이 없던 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사실 빗썸의 승부수는 모험이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코인거래소의 유일한 수입원인 수수료를 일절 받지 않은 채 영업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인데요. 빗썸 하루 수수료 매출이 13억원임을 감안하면 한 달 동안 약 400억원을 포기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모험의 성과가 즉각 나타나자 나머지 거래소들도 술렁이고 있는데요. 실제로 한 국내 대형 거래소 대표는 빗썸을 따라 수수료 무료 정책에 동참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신중한 태도를 보인 거래소도 있습니다. 반년 넘게 이어진 약세장에 따라 거래량이 급격히 마르면서 수수료 전면 무료화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입니다.
국내 대형 거래소 관계자 A씨는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거래량이 늘면서 코인 시장이 활력을 되찾은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 이면에는 그만큼 거래소 환경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친다고 해서 모든 거래소가 효과를 거두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영업이익과 점유율 등 각 거래소 사정에 따라 전략과 효과 역시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수수료 무료 정책의 장기적 효과를 위한 조언도 나오는데요. 국내 대형 거래소 관계자 B씨는 “무턱대고 수수료 제로를 외쳤다가는 어느 거래소든 어려워질 수 있다”며 “가격 정책 외에 거래 편의성 개선 등 서비스 강화도 동시에 진행돼야 효과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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