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충돌한 지 일주일이 흘렀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를 봉쇄하고 지상군 투입을 예고했다.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중동 각국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이 초긴장 상태다. 지난 일주일 간 시장 움직임을 보면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는 다른 양상이다.
# 전쟁과 금, 전쟁과 비트코인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금(골드)이 투자 피난처로 부상한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나타났던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금융 시스템이 마비된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비트코인을 이용하고, 암호화폐를 활용한 구호 모금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던 것과 대비된다.
가격 움직임에서도 차이가 난다. 우크라이나 개전 초기 비트코인은 금 가격을 압도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아래 그래프. 청색선이 비트코인, 황색선이 금)
2022년 4월로 접어들면서 테라-루나 사태가 발발,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하기 전까지 비트코인은 전쟁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 대체 금융, 금을 능가하는 안전 자산 대우를 받았다.
# 비트코인 28K 터치 후 하락
그러나 이번 중동 위기에서는 비트코인이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금 가격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직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규 시장이 멈춘 주말에 사건이 일어났지만 제한적인 금 선물 거래를 통해서도 ‘안전 자산 선호’ 성향을 가격에 반영시켰다.
반면 비트코인은 7일 이후 약세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건 발발 직후 2만8000 달러 선을 잠깐 돌파했으나, 이후에는 이렇다할 추세를 만들지 못했다.
# 전쟁 배경이 다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현재의 달라진 거시 환경, 지정학적 위험, 암호화폐 시장 체력 등이 비트코인 가격 흐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채권수익률의 가파른 상승으로 기존 금융권 전체가 긴장한 상황에서 ‘안전 자산’을 찾는 위험 회피 욕구가 극대화됐다. 접근성이 월등히 높은 금, 금 ETF 등이 비트코인을 우선한 것.
둘째, 통제 불가능한 위험에 대한 두려움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가와 국가 간의 충돌이며, 통제 범위 내에 있었다. 그러나 이번 위기는 하마스라는 준 군사조직과 이스라엘 간의 충돌이다. 개전 초부터 잔혹한 민간인 살상을 동반했다.
통제 범위 밖으로 확산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레이 달리오가 세계 대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50%로 내다볼 정도다.
셋째, 암호화폐 시장의 체력이 2022년 2월 대비 현저하게 떨어져 있다. 테라-루나 사태에 이어 FTX 붕괴까지 지난해 입은 내상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 “통제할 수 없는 위험에 대비하라”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내 하마스 본거지에 지상군을 투입하면 전투 요원은 물론 민간인 사상자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동의 다른 국가들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하마스의 잔혹한 살상도 국제적인 비난을 불러 일으켰으나, 이스라엘 군의 불가피한 민간인 공격은 또 다른 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이스라엘 편에 서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이어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지원하는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대규모 중동전쟁으로 비화할 경우 마땅한 제어 장치가 없다.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파는 예측하기 어렵다.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몬은 “수 십년래 (금융 산업과 경제에 있어)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중국 국가들 사이의 역사적인 배경을 감안할 때 ‘통제할 수 없는 위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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