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을 장기적으로 보유한 투자자들의 비중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 속에서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의 역할을 할 것이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온체인드 크립토퀀트 분석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장기투자자의 비율이 13일(현지시간) 80.34%를 찍었다”며 “비트코인을 장기간 보유하는 추세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보유자 증가 추세는 비트코인의 ‘가치 저장 기능’이 부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비트코인 총발행량이 2100만개로 고정된 만큼 금이나 은과 같이 가치를 보존하는 수단으로 주목받는 것이다. 이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이유기도 하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이런 추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 시스템이 마비되는 전쟁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가치는 더욱 부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러시아의 달러 자산이 동결되면서 비트코인 기능은 더욱 주목받은 바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자본통제가 없고 보관 및 이동이 용이해서 전쟁 당사국 국민들이 선호할 수 있는 자산”이라며 “전쟁 여파로 신흥국 통화가 하나씩 소멸할수록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 수단 경쟁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선진국이 전쟁에 참여할 경우 국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필요할 수 있다”며 “무책임한 재정 활용은 결국 일반 국민에게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대한 헤지로도 비트코인이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장기보유자 증가는 향후 가격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단기보유자의 수도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즉 하방 압력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매도나 패닉 셀(공포에 의한 매도)의 가능성이 줄어 상승세에 유리한 환경이 마련된다.
실제로 최근 단기보유자가 보유한 유통량은 사상 최저치인 19.34%를 기록했다.
온체인드는 “단기보유자 감소는 투자자 투기 성향 약화로 이어진다”며 “현재 유통되는 비트코인 공급량의 대부분이 장기투자자 손에 달린 것은 보다 성숙하고 안정적인 시장 환경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최근 시장은 비트코인만 강세를 이어가는 장세가 길어지고 있다. 이날도 비트코인은 소폭 상승하며 3700만원대를 회복한 반면에 이더리움은 210만원대 횡보 중이다.
이날 오후 2시 빗썸 기준 비트코인은 1.25% 상승한 3721만원에, 이더리움은 0.38% 오른 21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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