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아인 기자]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해외에서 발행돼 국내에서 거래되는 이른바 ‘버거코인’에서 막대한 수수료 수입이 발생하고 있으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투자자 보호 의지가 없다”면서 “코인 상장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병덕 의원(안양시 동안구(갑))은 17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버거코인 피해 사례를 언급하며, 거래소들의 협의체(DAXA)에만 의존하지 말고 금감원이 투자자 보호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 업비트, 버거코인 수수료 수입만 448억원
민 의원은 “업비트의 경우 12종의 버거코인을 상장한 후 거래 수수료 수입으로만 448억 원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반면 투자자들은 코인 가격 하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 이들 버거코인 중에는 최대 94% 가격이 떨어진 경우도 있다.
지난해 테라-루나 사태 이후 국내에서 만든 이른바 ‘김치코인’ 대신 해외의 ‘버거코인’을 경쟁적으로 들여와 상장시킨 후 가격 하락을 방치하는 바람에 국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민 의원은 “거래소들이 이렇듯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가운데 주무 부처인 금감원은 자율 규제가 우선이라며 투자자 피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올해 업비트에 상장된 코인 중 순수 김치코인은 단 한 개도 없었으며, 버거코인만 9종에 달했다. 2022년 2월 이후 상장한 12개 버거코인 거래로부터 얻은 업비트의 수수료 수입만 44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수이(SUI) 코인 대표적 사례
민 의원은 대표적인 버거코인 피해사례로 수이(SUI) 코인을 들었다. 수이는 상장 이후 70% 가까이 하락했다.
수이는 미국 페이스북에서 코인 개발을 하던 팀이 만든 가상자산으로, 지난 5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DAXA 소속 거래소에 일제히 상장됐다. 그러나 수이 코인은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민 의원은 “코인을 발행한 수이 재단이 이른바 스테이킹(staking, 일종의 코인 예금)을 통해 편법적인 방법으로 코인을 편취해 시장에 매각해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발행한 코인을 예치해 막대한 보상 코인을 챙겨, 그 코인을 몰래 시장에 매각한 것.
DAXA의 자문위원인 한성대 조재우 교수가 수이 재단의 이 같은 행동을 블록체인 분석 기술로 찾아냈으나, 정작 DAXA 소속 거래소들은 수이 재단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민 의원은 “DAXA 차원의 대응이 전무한 동안에 수이 코인의 가격 하락으로 지난 9월에만 국내 투자자들이 수 백억 원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사이에 업비트에서만 지난 달에 39억 원에 달하는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업비트의 경우 수이 코인 거래량이 전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는데, DAXA는 협의체 의장사인 업비트 눈치를 보며 이렇다할 투자자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금감원이 자율 규제라며 DAXA에 투자자 보호를 떠넘겼는데, 알고 보니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긴 꼴”이라고 질타했다.
# DAXA 자율 규제 가이드라인 유명무실…코인 상장 및 상폐 기능 분리해야
민 의원은 “수이 코인의 경우 DAXA가 만든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정황이 있는데도 이렇다할 조치가 없다. DAXA의 자율 규제 능력이 크게 미흡하고, 1위 거래소인 업비트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금감원이 감독기관으로서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병덕 의원은 정책 대안으로 거래소로부터 코인의 상장 및 상폐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민 의원은 “증권은 증권시장에서 증권을 발행, 등록하여 거래되는데, 코인은 개별 거래소가 상장, 상폐 권한을 모두 가지고 있다. 거래소가 어떤 기준으로 상장과 상폐를 결정하는지 그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후 관리도 이뤄져야 한다”며 “금융 감독기관에서 코인 상장을 분리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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