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강달러에 이어 위안화 약세가 아시아 신흥국 통화에 가장 커다란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했다.
달러화뿐 아니라 신흥국 통화에 대해서도 위안화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움직임에 투자자들은 예사롭지 않다는 표정이다.
중국 위안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인도 루피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가 아르헨티나 페소화 및 터키 리라화의 폭락에 동반 하락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악재라는 지적이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모인 곳은 아시아 주요국의 중앙은행이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용인하는 한편 23일 중국 금융시장에 5020억위안에 달하는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자 각국 정책자들이 자국 통화 대비 위안화의 하락을 감내하는 데는 한계가 따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인민은행이 위안화 고시 환율을 달러 당 6.7593위안으로 제시, 위안화 가치를 0.12% 높였지만 역외시장에서 위안화는 내림세를 지속했다.
아베르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에드윈 구티에레즈 신흥국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위안화 약세가 아시아 신흥국 자산에 커다란 악재”라며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에 근접할 경우 신흥국 통화와 그 밖에 자산을 대상으로 패닉 매도가 쏟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것은 위안화가 달러화뿐 아니라 신흥국 통화에 대해서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외환거래센터(CFETS)에 따르면 주요국 통화 바스켓에 대한 위안화 가치를 반영하는 지수가 6월 초 이후 3% 후퇴한 것으로 파악됐다. 바스켓 통화에서 아시아 지역의 비중은 41%에 이른다.
이는 5월 말까지 12개월 사이 지수가 5% 뛰었던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결과다. 한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의 중앙은행에 앵글이 집중된 것도 이 때문이다.
수출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을 벌이는 이머징마켓에 위안화 하락은 기업 실적은 물론이고 경제 펀더멘털 전반에 걸친 위협 요인이다.
신흥국 경제가 위안화 하락에 따른 통화 가치 동반 하락과 함께 위안화에 대한 상대적인 강세로 인한 악재까지 이중 압박에 시달리게 된 셈이다.
몬트리올 은행의 스티븐 갈로 외환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수출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아시아 신흥국 정책자들은 자국 통화에 대한 위안화 하락을 좌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해당 지역 중앙은행이 중국 인민은행과 같은 정책 기조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고 자국 통화 방어에 안간힘을 썼던 정책자들이 통화완화를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
투자은행(IB) 업계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해소되지 않는 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아시아 신흥국의 금리인상 여지가 지극히 낮다는 판단이다.
http://www.newspim.com/news/view/20180724000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