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3일 한국은행 본점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이날 국감에서는 은행권에서만 108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와 우리나라가 당면한 고물가, 저성장에 대한 한은의 역할이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시에서의 급격한 외국인 자금 유출과 1350원에 달하는 고환율에 대한 질의도 예상된다.
지난 19일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5%로 6회 연속 동결했다. 9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1079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서도 내린 결정이다
가계빚의 원인으로는 한은이 금리 동결을 이어가며 사실상 긴축 기조가 끝났다는 인식과 함께 올해 초 특례보금자리론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등 정부의 부동산 연착륙 대책이 거론된다.
한은은 최근 가계빚에 대해 정부의 정책 모기지론을 주 원인으로 지적하며 우선 정부의 미시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통화정책은 정부의 대책에도 해결되지 않은 경우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정되지 않는 물가도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한은이 금리 동결을 이어가는 가운데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를 기록했고, 외식 물가는 4.9%로 고공행진이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고유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저성장 문제와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질의도 점쳐진다. 한은은 지난 8월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1.4%, 2.2%로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 IMF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추는 등 경제 부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금리 조기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차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과 고환율 문제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최근 한달 간 코스피에서외국인 이탈 자금은 3조원이 넘고 원·달러는 1350원대서 움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은 6회 연속 금리 동결을 이어가면서 고환율을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한은 단기차입금 문제도 논쟁거리다. 올해 1~9월 한은의 정부 일시대출금 누적액은 113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일시 차입은 한은의 발권력을 활용하는 것으로 시중에 풀리는 돈이 증가하는 만큼 유동성을 늘려 물가 관리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밖에 미발표 통계에 대한 질의도 예상된다. 한은은 성장률 전망시 ‘정부소비 성장률’를 발표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독일은 중앙은행에서 연 2회, 정부에서 1회 공개하고 캐나다와 프랑스는 중앙은행에서 연 4회 정부 지출 전망을 발표하지만 한은은 정부 소비 전망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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