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걸려라 식의 ICO투자는 이제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상위 5%가 가진 정보를 95%의 사람들이 알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김진배 인턴기자] 7월 16-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가 열렸다. 블록체인 행사로는 한국 최초로 주간으로 열린 이 행사에는 30여개 국가에서 4000여명의 참가자가 몰렸다. 맨 손으로 해시드와 비욘드 블록을 파트너사로 참가시키며 성공적으로 행사를 주최한 ‘팩트블록’의 전선익 대표를 블록미디어가 만나봤다.
이하 인터뷰
기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먼저 팩트블록 소개를 해주세요
전선익 대표) 팩트블록은 팩트에 기반한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설립된 회사입니다. 이를 위해 순차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고 이제는 엑설레이팅 서비스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자) 지난 주 블록체인 업계에서 가장 핫한 행사인 블록체인 위크를 주최하셨어요. 굉장히 큰 규모와 성공적인 행사였는데, 어떻게 이 행사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는지 그 동인이 궁금합니다.
전선익 대표) 언론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다보니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예전에 미국에서 CES(세계가전박람회)에 몇 번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미국에서 열린 행사와 국내 언론사가 주관하는 행사가 성격이 매우 다르더라고요. 해외 같은 경우 기업들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행사를 크게 만드는 반면, 한국의 행사들은 주로 기업들을 초청해서, 때로는 스피커들에게 비용을 지불하고서 데려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특히 한국의 특성 때문인지 단발적인 행사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와는 다른, 글로벌 행사를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지금까지 한국 뉴스를 해외 사람들이 궁금해 하지 않았으나 지난해부터 블록체인 시장이 한국에 열리면서 해외 언론사나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시장을 많이 궁금해 하게 됐어요. 그래서 ‘블록체인 관련해서 행사를 개최하면 해외에 있는 사람들이 한국에 많이 올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고 그게 계기가 돼서 블록체인위크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기자) 팩트블록은 사실 신생업체 잖아요? (2018년 4월 설립), 그런데 비욘드블록, 해시드와 협업을 했다는 것이 큰 이슈가 되고 있어요. 어떻게 그들을 설득할 수 있었나요?
전선익 대표)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어요. 지난 해 10월에 일본에 도쿄 특파원으로 나가 있는 동안 블록체인 위크를 기획했어요. 당시에는 팩트블록이라는 회사도 없었고 행사도 혼자 기획하는 단계였습니다. 그러던 도중 디코노미가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어요. 반신반의하던 것이 디코노미의 성공을 보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비욘드 블록이 행사를 하고 있던 일본으로 무턱대고 찾아갔습니다. 친구의 소개로 대표를 찾아가 저의 비전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단발성 행사가 아님을 강조했어요. 그리고 행사가 열릴 장소를 미리 섭외해 놓았던 것이 주효했습니다. 세이버 비욘드블록 대표가 제 생각을 재밌게 봐줬어요. 대표가 비욘드블록이 언젠가 한국에서 행사를 하고 싶었는데 저의 열정이 커 보이니 함께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정말 고맙게도 아이디어만 가진 상태에서 함께해줬습니다. 그렇게 행사를 만들어가는 와중에 해시드가 한국에 이런 행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저의 아이디어에 동참해줬습니다.
기자) 정말 모두의 열기가 모아져서 열정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선익 대표) 정말 고맙게도 모두가 좋아해줘서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자) 여러 프로젝트가 모인다고 해도 행사 자체가 처음이고 외국인이나, 블록체인 기업들이 모이기가 쉽지 않은데 이것을 구체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이 어려웠을 것 같아요. 에피소드 같은 것은 없었나요?
전선익 대표) 티켓에 관한 것이 있었어요. 행사 3주 전 까지 티켓이 팔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비욘드블록, 해시드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마지막까지 차분하게 마케팅 진행한 것이 성공한 것 같아요. 외국인들은 얼리버드 티켓에 혜택을 줘도 행사 일주일 전 까지는 미리 티켓을 사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도 조바심을 내지 않고 사람이 안 오면 안 오는 대로, 공짜티켓은 절대로 발행하지 않겠다는 작전이 잘 된 것 같아요. 공짜티켓을 구할 수 없는 행사라는 인식이 퍼져서 2주 전부터 티켓이 잘 팔린 것 같아요. 이 기간이 가장 힘들었어요. 좋은 스피커들을 많이 데려왔는데 청중이 없을까봐요. 다행히 한국 사람들보다도 해외에서 티켓이 더 많이 팔렸어요. 서양권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목적을 달성한 것 같아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기자) 서양권 사람들이 많이 올 수 있었던 포인트가 뭐였을까요?
전선익 대표) 서양 사람들이 한국행 비행기표를 사고 호텔을 자기 돈으로 예약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하나의 이벤트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 코리아 블록체인위크를 기획했을 때도 ‘당신들이 한국에 오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지루하지 않게 해줄게’라는 것이 목표였어요. 서울시 투어를 상품에 넣은 것도 한국에 와서 그냥 돌아가지 않고 한국의 문화를 한 번 접해보고 갈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는데 그런 부분이 외국인들에게 잘 먹혀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중국쪽이나 국내의 유명하신 분들이 코리아 블록체인위크를 함께 채워주셔서 이벤트가 30개 가까이 생겨났던 것이 큰 작용을 한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럼 다시 팩트블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팩트블록이 정보공유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발표하셨는데 그것에 관해 소개를 해주세요.
전선익 대표) 처음에 블록체인 시장을 알게 됐을 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그때 정보는 상위 5%가 가진 정보를 나머지 95%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스캠에도 많이 휘말리고 시장이 불투명했어요. 그래서 이 시장을 어떻게 투명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ICO를 분석해야겠다, 점수를 매겨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ICO프로젝트들을 검토하다보니 처음에는 뛰어난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ICO를 시작하고 큰돈을 모았는데 이 프로젝트가 돈이 모이고 나니 실행을 하지 않아서 스캠이 되는 경우가 있고 처음에는 스캠 같았으나 돈이 모이고 나니 책임감이 생겨서 자신들이 약속한대로 스탭을 밟아가는 것을 보고 ‘ICO를 누군가가 평가할 수 있는 모델은 아닌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로직을 조금 바꿔서 어떻게 하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스탬퍼 라는 제도를 만들게 됐습니다. 기업이 ICO프로젝트를 맡아서 인큐베이팅 시킬 때는 나름대로 검증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그것을 일반인들에게 쉽게 알려주자 라는 취지로 만든 것이 스탬퍼입니다. 누군가를 평가하기 보다 누가 어떤 이유로 프로젝트를 좋게 봤다 혹은 누가 어떤 프로젝트를 맡아서 키우고 있다 등등의 정보를 있는 그대로 투자자에게 알려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 번 인큐베이팅을 했던 프로젝트 같은 경우에는 계속 이 프로젝트를 끌고나가게 되기 때문에 한 회사의 스탬퍼를 받으면 그 회사의 인증을 받았다는 의미가 됩니다. 좋은 ICO프로젝트가 있다면 여러 곳에서 인증을 받을 수 있고 여러 인증을 받은 ICO프로젝트는 투자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기자) 팩트블록이 이용자들에게 가치를 전달해 준다면 어떤 가치를 전달하고 싶으신가요?
전선익 대표) 처음 블록체인 세상을 알게 됐을 때 굉장히 많은 일반 투자자분들을 인터뷰해봤습니다. 왜 ICO를 하는지, 스캠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구분하는지, 백서는 읽어보았는지 등등 여러 가지를 여쭤봤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백서는 어려워서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열 가지를 투자해서 아홉 가지가 스캠이더라도 한 가지가 대박이면 만족한다라는 투자마인드였습니다.
이런 마인드가 지금 시장에서는 통할 수 있어도 시장이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팩트블록은 이런 것을 보호해주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또 해외에서 유명한 프로젝트를 한국에 소개해주고, 한국에서 유망한 프로젝트를 해외에 있는 사람들에게 소개해 줄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해주는 것이 팩트블록의 목표입니다.
기자) 여러 프로젝트를 확인하고 만나 보셨을텐데요. 운명의 코인이라고 할까요? 궁금합니다.
전선익 대표) 저는 비트코인을 꼽고 싶습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업계에 뛰어들 수 있도록 만들어준 코인이에요. 지난해 9월쯤 블록체인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 이유가 일본에 특파원으로 나가게 돼서 일본 공항에 처음 내렸을 때 일본이 신용카드 사용률이 굉장히 낮은 것처럼 보수적인 나라임에도 비트코인 포스터가 방방곡곡 붙어있는 것을 보고 신기해서 블록체인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비트코인은 제 운명을 바꾼 코인이라고 부를 수 있겠네요.
정보 공개를 통해 투명한 블록체인 시장을 만들고 싶다는 전선익 대표. 그의 열정과 아이디어가 코리아 블록체인위크를 이끌어 내듯 팩트블록의 시도가 투명한 블록체인 시장을 향한 첫 걸음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