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미국 국채금리가 장 중 한때 5%를 돌파한 가운데, 미국 월스트리트 거물들이 미국 경제가 연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헤지펀드계 거물인 윌리엄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은 이날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현 장기 금리로는 채권을 공매도하기에 위험이 너무 크다”며 채권 공매도 포지션을 모두 청산했다고 밝혔다.
애크먼 회장은 “최근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보다 경제가 더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며, 공매도 배경을 부연했다. 경기 둔화는 일반적으로 채권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으며, 이를 낮추기 위해 경제 성장률이 더 낮아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지표에서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돌지만, 연간 상승 속도는 둔화했다. 연간 상승률도 지난해 6월 9% 이상에서 3.7%로 둔화했다.
앞서 애크먼 회장은 지난 8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근거로 채권 수익률이 상승할 것이라며, 30년 만기 미국 국채를 공매도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8월 말 이후 80bp(1bp=0.01%) 상승했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비례해, 애크먼 회장의 이같은 베팅은 사실상 금리 상승에 대한 도박이었다고 CNBC는 평가했다.
이날 애크먼 회장 발언 이후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6bp 떨어진 5.01%를 기록했다.
‘채권왕’으로 불렸던 채권투자사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공동 창업자인 빌 그로스도 이날 엑스를 통해 미국 경제가 연말까지 경기 침체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로스는 “지역 은행 대학살과 최근 자동차 연체율이 장기적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건 미국 경제가 크게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고금리 장기화는 어제의 주문(mantra)이 됐다”고 했다.
앞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3일 최근 세계가 직면한 여러 위협으로 “수십년 만에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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