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비트코인(BTC) 급등을 촉발한 재료는 무엇이고, 주도 세력은 누구일까?
우선 코인탤레그래프의 오보가 있다. 블랙록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됐다는 가짜 뉴스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곧이어 리플과 그레이스케일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연이어 승전보를 전해왔다. 시장 분위기가 바뀐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비트코인 ETF가 언제 통과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는 누가 주도하고 있는 것일까? 또 비트코인의 중장기적 상승을 위해 짚어볼 문제점은 무엇일까? 비트푸시가 정리한 내용을 요약했다.
# ‘롤러코스터 장세’가 뜨거워진 이유
비트코인은 최근 롤러코스트 장세를 보였는데 큰폭의 변동성은 시장에 여러 가지 추측을 낳았고 이유야 어찌됐든 숏과 롱 투기자 간의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락은 비트코인이 위험자산이라는 속성을 명확히 보여주었기 때문에 처음엔 공매도 세력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전쟁까지 벌어지면서 지정학적 긴장감마저 팽팽해졌고 이로 인해 시장은 대체로 비관적인 방향으로 흘렀다.
지난 10월 7일 이-팔 분쟁의 영향으로 금 가격은 온스당 1810달러에서 하룻 사이 1855달러까지 올랐고, 미국 서부 텍사스 원유 선물은 5% 상승했으며 미국 달러 지수 역시 빠르게 상승했다. 전반적인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쏠렸다.
반면 비트코인은 하락세를 이어가며 ‘디지털 골드’의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MSCI 월드 인덱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위험자산의 상관관계는 8월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 이러한 상황 전개에 따라 시장은 비트코인의 향후 가격에 대해서도 대부분 비관적이었다.
우리 시간으로 지난 16일 밤 ‘가짜 뉴스’가 등장하면서 시장은 갑자기 ‘비트코인 현물 ETF’가 멀리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듯 반전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이 위험회피 자산이라는 인식은 금, 원유, 미국 달러에 비해 매우 약하지만, 상대적으로 비트코인은 이들 안전자산에 비해 초기 단계에 있고 개발 여지도 많기 때문에 기회가 매우 많을 수 있고 그 중 하나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가짜 뉴스가 거짓임이 확인된 후에도 비트코인은 30,000달러에서 27,000달러 정도로 떨어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것이 ‘근거 없는’ 것이 아니고 곧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 비트코인 ETF, 승인 여부가 아닌 언제 통과되냐에 더 관심
왜 비트코인 ETF가 곧 현실화 될 것이라고 점점 더 믿는 것일까? 이는 최근 진행된 소송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지난 7월 13일 있었던 SEC와 리플랩스 사건의 판결을 보자. 토레스 판사는 리플이 XRP를 기관에 판매한 것은 불법이지만 거래소에 공개적으로 판매한 것은 불법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10월 3일 토레스 판사는 SEC의 항소를 기각했다. 10월 19일 SEC는 리플 CEO인 브래드 갈링하우스와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 라슨에 대한 모든 혐의를 철회하고 내년으로 예정된 재판을 취소했다.
SEC는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SEC와 리플이 이 사건의 나머지 문제 – 리플이 기관을 대상으로 XRP를 판매한 불법 행위 -에 대해 11월 9일 전까지 잠재적인 브리핑 일정을 법원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쌍방의 합의가 어려울 경우 법원에 일정을 따로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정 이슈도 있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2023년 8월 워싱턴에서 판사 3명으로 구성된 항소심 패널은 그레이스케일 GBTC를 ETF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제지하려는 SEC의 결정을 뒤집었다. 법원은 “SEC가 그레이스케일의 요청을 거부한 것은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운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그레이스케일은 SEC의 항소를 법원이 기각하자 낸 성명에서 “그레이스케일은 SEC의 승인을 받으면 GBTC를 ETF로 전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10월 19일 그레이스케일은 X(트위터)에 “우리는 GBTC를 ETF로 전환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S-3 양식을 제출했다. 우리는 GBTC 투자자들의 관련 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SEC와 긴밀히 협력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인글래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의 마이너스 프리미엄 비율은 12.56%로 더욱 줄어들었다. 데이터에 따르면 시장은 GBTC의 BTC 현물 ETF로의 전환에 대해 낙관하는 분위기다.
일련의 굿뉴스에 자극을 받아 시장의 낙관론은 분명히 자극되었다. 암호화폐 투자자 @scottmelker는 X 게시글에서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SEC가 앞으로 몇 달안에 여러 개의 현물 ETF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하며, 아마도 아크 21세어즈의 신청 최종 마감일인 1월 10일 이전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SEC는 최근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그레이스케일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펀드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그레이스케일의 승소는 시장에 낙관론을 더했다.
ETF는 실제 암호화폐보다 거래 비용이 저렴해 잠재적으로 주류 투자자를 암호화폐 시장으로 끌어올 수 있다. JP모건은 SEC가 경쟁을 촉진하고 ETF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여러 신청을 동시에 승인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렇게 되면 그레이스케일과 같은 기존 펀드의 수수료를 낮추라는 압력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일에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의 ETF 분석가인 에릭 발추나스는 “법원은 대부분 이미 말한 내용을 반복하는 것일 뿐, 법원이 SEC에게 GBTC 전환을 하라고 요구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법원의 권한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따라서 그레이스케일의 GBTC가 승리하더라도 SEC는 어느 정도 그 운명을 통제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 비트코인 ETF가 통과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여러 가지 유리한 법원 판결로 인해 SEC가 비트코인 ETF를 통과시킬 시기가 점점 더 가까워진 것 같다. SEC가 비트코인 ETF를 통과시키면 암호화폐 시장은 어떻게 될까? 과거 금 ETF가 통과되었을 때 금의 가격이 어땠는지를 보는 것은 어느 정도 참고가 될 수 있다.
2003년 3월 호주는 세계 최초의 금 ETF를 개설했다. 2004년 10월 SEC는 최초의 미국 금 ETF GLD를 승인했으며, 2004년 11월에는 미국 금 ETF GLD가 공식적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당시 연준의 통화정책은 상대적으로 느슨했는데, 첫 번째 금 ETF 승인 이후 금의 급등세는 미국 ETF 거래가 실제 시작될 때까지 지속되었다.
미국 금 ETF GLD는 SEC의 승인 이후 소폭의 질주를 이어가다가 거래를 시작한 후 두 달 만에 ETF 승인 당시 가격보다 약 9% 하락했다.
그러나 금 ETF는 진짜 금을 투자자가 보관하거나 수탁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 많은 투자자를 ETF로 불러 모을 수 있었다. 이후 몇 년간 더 많은 자금이 금 ETF 시장에 들어왔고, 2008년 금융 위기로 금 가격은 1000달러까지 뛰어 올랐다.
종합하면 단기적으로 가짜 뉴스 사건이 비트코인 현물 ETF 채택에 대한 시장의 낙관론을 확인시켜주었다. 미국 법원의 업계에 대한 유리한 판결은 시장의 신뢰를 강화하는 것으로 이어졌고 이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끄는 주요 원동력이 되었다.
금 ETF가 통과됐을 당시의 느슨했던 환경과 비교하면, 세계는 현재 통화 긴축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 현물 ETF가 통과되더라도 상승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확실히 승인되면 정식 상품 출시 전까지 시장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금 ETF의 추세를 보면 비트코인 현물 ETF도 정식 출시 이후 어느 정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가 되면 이윤 실현을 위한 매도 욕구가 강하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는 비트코인을 다음 강세장으로 이끄는 중요한 엔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단기적인 국면 전환? 장기적인 펀더멘털 개선?
그렇다면 이 롤러코스터 시장을 주도하는 자는 누구일까? 롱 포지션 반등은 헤지펀드에서 나왔을 수 있다.
비전트랙(VisionTrack)은 현재 2,401개의 투자 실체(엔티티)를 추적하고 있는데 그 중 1,832개는 암호화폐 관련으로 분류된다.(여기에는 벤처 캐피탈 832개, 헤지펀드 712개, 플랫폼 227개가 있다). 암호화폐 관련 엔티티 중 1,609개가 활성화되어 있다.
비전트랙의 ‘2023년 2분기 기관 암호화폐 헤지펀드 및 위험 보고서’에 나타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월말 암호화폐 헤지펀드의 전략은 평온한 상태였다.
암호화폐 헤지펀드는 펀드멘털 투자 73억 4000만 달러, 퀀트 투자 8억 9000만 달러, 시장 중립적 투자 18억 5000만 달러 등 100억 7000만 달러의 펀드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당시 보고서를 보면 펀더멘털 전략 펀드는 평균 AUM이 9,490만 달러에서 3,920만 달러(-58.9%)로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큰 감소를 보였다. 시장 중립적 펀드의 평균 AUM은 1년 전보다 25.6% 감소한 1,170만 달러를 기록했다. 모든 암호화폐 헤지펀드 전략의 평균 펀드 규모는 2022년 2분기 말 약 4,220만 달러에서 2023년 2분기 말 2,400만 달러로 43.2% 감소했다.
투자를 적게 한 만큼 엄청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Arthur_0x는 트윗을 통해 “많은 업계 동료들과 대화해 보니 대다수 펀드의 롱 포지션은 50% 또는 그 이하였다. 이는 최소 50억 달러의 유동 자금이 있고 단기간에 암호화폐 영역 어디든 배치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이것이 가장 최근의 상승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제 장기 상승 동력을 찾아볼 차례다. 장기 상승 동력은 무엇일까?
@Arthur_0x는 “중기적 관점에서 시장이 FTX, 셀시우스의 파산 자산, 비트코인 채굴자와 미국 정부 보유 가상자산 및 마운트곡스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50억 달러 이상의 구조적 매도 물량을 어떻게 흡수하는 지를 봐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intotheblock은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이번 주에 20,000개 이상의 BTC를 매도했는데, 이는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는 채굴자들이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는 사이 운영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내다팔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드문 일이 아니지만 시장에 상당한 매도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연준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향후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수도 있으나, 지정학적 상황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연준의 정책은 다시금 커다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상승을 이끌 요인은 아직 부족해보인다”고 언급했다.
# 결론
일련의 긍정적인 암호화폐 뉴스의 출현으로 시장 심리는 다소 개선되었으며 사람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채택 시기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는 그레이스케일 GBTC의 마이너스 프리미엄 비율이 크게 줄어든 것에서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헤지펀드가 시장 상승세를 주도한 것 같다. 장기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중요한 자극제가 될 것이고,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더 강력한 동인을 얻으려면 블록체인 기술의 대규모 채택이 있어야 한다. 인기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탄생하고 충분한 사용자를 유치하면 그 자체 가치로 강력한 지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투기 또는 추구를 위한 자극일 경우 지속가능성은 여전히 문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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