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연일 연고점을 뚫으며 5000만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5000만원대 진입은 1년 6개월 만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반감기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재료까지 맞물려 강세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3일과 24일 이틀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전날인 24일은 하루 만에 12% 넘게 뛰면서 한때 4700만원을 돌파했다. 4700만원대는 지난해 5월 테라-루나 사태 이후 한 번도 넘지 못했던 가격대다.
연간 수익률은 100%에 육박한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핀볼드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번 상승세를 기점으로 전년 대비 90% 넘게 뛰었다. 지난해 10월 비트코인을 구매했다면 올해 두 배 가까운 수익을 얻은 셈이다.
비트코인이 올해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반감기와 현물 ETF가 시너지를 발휘한 덕분이다. 내년 4월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대규모 자금 유입이 점쳐지는 현물 ETF 출시까지 임박하자 투심이 쏠린 것이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반감기는 가상자산 겨울(크립토 윈터)의 끝과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을 의미하고, 현물 ETF 승인은 가상자산 대중화를 가속할 것”이라며 “이 둘은 가상자산 강세장을 촉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5개월 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비트코인 반감기로 대중의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된다면 큰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4년마다 발생하는 비트코인 반감기는 과거 강세장을 촉발해 왔다. 앞서 세 번의 반감기인 2012년에는 8450%, 2016년에는 290%, 2020년에는 560% 각각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총공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친다. 대부분 투자자는 반감기 때 줄어든 공급 물량이 가격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기관 자본 등 신규 수요를 대거 유입한다는 점에서 반감기와 마찬가지로 최대 호재로 꼽힌다. 특히 대형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전날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에 자사 비트코인 현물 ETF 등록을 마치면서 승인 임박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DTCC에 이름을 올린 것 자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전제한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현물 ETF 승인 직후 100일 내 5000만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베틀 룬데 K33 선임 분석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비트코인 가격은 100일 안에 4만2000달러(5651만원)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현물 ETF는 비트코인 70만개(32조9000억원 규모)를 흡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33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분석업체다.
한편 비트코인은 24일 오후 7시 빗썸 기준 전일 대비 10.42% 오른 458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주 대비로는 19% 뛴 수치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