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황제주’로 불렸던 에코프로가 70만원선마저 무너지자 개인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6만2000원(8.24%) 하락한 69만원에 장을 닫았다. 지난 24일 약 4개월 만에 장중 70만원이 깨진 데 이어 종가 기준으로도 70만원선이 붕괴된 것이다.
연고점이었던 지난 7월26일(153만9000원)과 비교하면 55% 넘게 떨어졌다. 같은 그룹사인 에코프로비엠(-8.78%), 에코프로에이치엔(-6.80%)도 급락했다.
이날 유독 2차전지주 부진이 두드러졌는데, 테슬라 어닝 쇼크,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생산 목표 하향 등 업황 전망에 부정적인 요인이 유입된 영향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테슬라가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으며 테슬라 주가와 강한 상관 관계를 보여오던 2차전지주들이 크게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한 데 이어 GM이 전기차 관련 생산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것과 LG에너지솔루션 실적설명회에서 내년 매출 성장 관련 부정적 코멘트가 나온 게 투자심리 추가 냉각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반기 국내 증시, 특히 코스닥이 전 세계적으로 앞도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게 도와줬던 2차전지 급등이 되려 다른 증시가 상대적으로 잘 오르거나 버틸 때 못 오르고 더 떨어지게 하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거와 달리 2차전지는 이제 단순 테마가 아니라 반도체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업종으로 2차전지 추세가 돌아서야 국내 증시도 훈풍이 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코프로만 놓고 보면 최근 이동채 전 회장 계좌 해킹 논란이 불거져 어수선해지기도 했다. 에코프로 공시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세차례에 걸쳐 이 전 회장 보유 주식 중 2995주를 제3자가 무단으로 매각했다. 에코프로는 계좌 지급 정지 조치를 취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또 최근 증권사들이 잇따라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높이고 있어 빚투(빚내서 투자)가 이전보다 어려워진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풍제지 하한가 이후 미수금이 발생한 키움증권이 주요 종목에 대한 증거금률을 100%로 변경하자 다른 증권사들도 미수거래 수요가 옮겨올 것에 대비해 증거금률을 상향하고 있다.
종목토론방에서는 “앞자리 숫자 1이 지워졌는데 어떻게 된 일이냐”, “-15%일 때 뺄 걸 했다”, “100층인데 손절해야 하나”, “광기의 몰락은 이제 시작일 뿐” 등 소액주주들의 혼란스러운 모습이 그대로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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