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파산한 암호화페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SBF)가 자신의 재판 배심원단 앞에서 증언을했다.
27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SBF 재판의 배심원단은 이날 처음 그의 증언을 직접 들었는데, SBF는 자신의 혐의 사실에 대해 대부분 부인했다.
그는 증언에서 “지난 2017년 알라메다 리서치를 설립했을 당시 나는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전혀 몰랐다”면서 “암호화폐 거래소라고 불리는 웹사이트에서 토큰이 거래될 수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SBF는 증언에서 FTX 사태에 대한 일부 책임을 공동 창업자 게리 왕에게 돌렸다. 그는 “알라메다 계정에서 한도 없는 마이너스 잔고를 허용한 것과 관련해 게리 왕에게 일부 책임이 있다. 당시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자금이 은행계좌나 FTX에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보관된 것으로 알았으며, 알라메다가 보관한다면 FTX에 손실로 반영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검찰측 증인 신문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로 일관한 전 연인이자 알라메다의 전 CEO 캐롤라인 앨리슨에 대해서도 일부 책임을 돌리려고 했다.
SBF는 “앨리슨은 공감능력이 뛰어난 훌륭한 관리자였다. 그러나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SBF의 이날 증언은 게리 왕과 캐롤라인 앨리슨의 이전 증언과 모순된 것으로 나타났다.
왕은 10월 6일 증언에서 SBF가 자신과 전 FTX 엔지니어링 디렉터 니샤드 싱에게 2019년에 마이너스 잔고 허용 기능을 구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엘리슨은 알라메다의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싶었지만, SBF가 회사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소문이 퍼질 위험을 이유로 남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증언했다.
10월 3일 시작된 SBF의 재판은 앞으로 며칠 이내 검찰과 변호인의 최후 변론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며, 이어 배심원단은 SBF의 7가지 혐의에 대해 심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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