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선 금리 동결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3분기 경제성장률 호조로 연준의 금리 정책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연준, 9월 금리 5.25~5.50% 동결…12월 인상 가능성도
연준은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가, 지난 6월 한 차례 동결했다. 이후 지난 7월 다시 0.25%포인트 인상한 뒤 지난달 5.25~5.50%로 동결했다.
시장에선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CME그룹 페드와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9.5%로 전망한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마켓워치에 “경제는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을 제외하고 모든 면에서 잘하고 있다”며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 경제, 전망 벗어난 호조…12월 금리 인상 나서나
연준이 오는 12월 예정인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지는 미지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0일 금리 결정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만약 적절하다면 금리를 추가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금리 결정이 우리가 추구하는 통화정책 기조에 도달했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뉴욕에서 열린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경기 과열이 계속되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시사했다.
미국 3분기(7~9월) 경제가 전망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인 것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시장 전망을 상회한 연이율 4.9%로 집계됐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컨센서스는 4.7%였으며, 블룸버그통신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4.3%를 전망했었다.
다만 미국 장기 금리 상승과 우크라이나 및 중동 전쟁, 미국 정부 부분 셧다운(업무정지) 가능성 등 경제 위험 요인이 남아있는 만큼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지난 23일 16년 만에 처음으로 5%를 기록하면서 차입 비용 증가에 따른 경제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9월 가격지수가 지난 27일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한 점도 금리 인상 압박을 완화시킬 수 있다.
연준은 지난달 FOMC 정례회의에서 발표한 경제전망을 통해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전망치를 3.7%로 잡았었다.
◆전문가들, 경제 전망에 신중…”장기 금리 상승 등 위험 요인”
전문가들은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자카렐리 CIO는 “경기 침체를 당연시해선 안 된다. 나 포함 대부분 사람들이 (예측에서) 대부분 틀렸다”며 “2024년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확신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로머 보스턴 칼리지 경제학 교수는 지난 26일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이론상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제 둔화지만, 이젠 사실이 아니다”라며 “연준이 현시점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건 미친 짓”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데이비스와 앤드루 패터슨은 지난 26일 이메일 논평에서 “아직 12월 회의가 남아있고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와 지속적인 경제 강세를 확인하면 연준 위원 대다수가 금리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1~3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며 “견고한 수요가 지속되면 4분기로 갈수록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이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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