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단계적 지상 작전을 전개하는 가운데, 중동에서 긴장 고조로 인한 세계 경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월가의 저명 경제학자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그룹 최고 경제 고문은 이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AIM 회의에서 “현 갈등이 오래 지속될수록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엘 에리언 고문은 “확전 위험이 높을수록 경제 및 금융 측면에서 전 세계로 퍼질 위험이 커진다”며 이 경우 성장 정체, 인플레이션, 광범위한 시장 분열 등 이미 세계 경제가 직면한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단계적 지상 작전에 돌입한 지 나흘째에 접어들면서 시장에선 전쟁이 이란과 레바논 등 인근 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유가는 공급 제한 우려로 지난 27일 급등한 뒤 이날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확대될 경우 세계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주요 무역 경로가 막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현 (분쟁) 지역을 넘어 다른 중동 지역으로 확산되면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 지역이 석유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관련 전 세계 에너지 상당 부분 공급처인 만큼, 글로벌 성장과 무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무역 성장은 전반적인 총수요 감소로 상당히 암울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WTO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둔화로 올해 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2023년도 전 세계 상품 교역량은 지난 4월 예상치인 1.7%의 절반 이하인 0.8% 증가율로 전망했다. 2024년 성장률 예상치는 3.3%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팬데믹 이후 중국 경기 반등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강력하지 않으며, 유럽연합 성장도 기대보다 느리다”라며 “미국은 양호한 것 같지만, 여전히 대부분 지역과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총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며 금리가 장기간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지난 25일 “전쟁 진원지에 대한 경제 전망 측면에서 끔찍하다”며 “무역 채널, 관광 채널, 보험 비용 등 이웃 국가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도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보다 평화로운 중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이 지역 많은 국가가 새로운 협력 플랫폼으로 나아갈 기회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전쟁으로 중동 지역 협력 목표를 달성하는 게 더 어려워졌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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