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SBF)가 거래소 고객의 돈을 빼돌린 것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를 위해 지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31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SBF는 이날 진행된 재판에서 FTX 고객의 법정화폐 80억 달러를 지출해도 된다고 생각했느냐는 검찰측 질문에 “리스크 관리에 포함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알라메다의 CEO로서 나는 그들의 포트폴리오에 관심이 있었다. FTX에서 나는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지만 필요한 만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신이 FTX와 알라메다의 CEO로 재직하는 동안 투기성 거래를 통해 80억 달러 상당의 고객 돈을 빼돌린 혐의로 해고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SBF의 변호인단은 전날 루이스 A. 카플란 판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FTX와 고객과의 관계가 영국 법률에 근거한 거래소의 서비스 약관에 따라 이루어졌다면서 “서비스 약관은 영국 법률의 적용을 받고 그에 따라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FTX의 서비스 약관이 회사와 고객 사이에 신뢰 관계 또는 유사한 신탁 관계를 형성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SBF와 그의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법무부의 기소가 잘못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변호인단은 한 개인이 주관적으로 자신과 FTX 사이에 신탁 관계가 존재한다고 믿거나 기대했다는 사실만으로는 그러한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진행 중인 SBF와 관련된 형사 재판은 11월 1일 최종 변론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SBF는 형사 사건에서 사기 관련 7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지만, 2024년 3월에 시작될 두 번째 재판에서는 중국 정부 관리에게 1억 5000만 달러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포함해 5가지 혐의에 대해 추가 기소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