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의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계속 하락하자 간다 마사토(神田真人) 재무관(차관급)은 1일 환율 개입 등 “과도한 변동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한 행동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공영 NHK,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간다 재무관은 이날 오전 재무성에서 기자들에게 “일방적, 급격한 (환율) 움직임에는 우려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모든 행동’에는 시장 개입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엔 “그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으나, 모든 수단이다”고 말했다. 시장에 대한 견제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개입을 포함한 여러 가지 상황은 대기 상태인가”라는 질문에는 “스탠바이(대기)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시장 상황을 긴장감을 가지고 보며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외환시장에서는 한국시간 지난달 31일 밤부터 1일 새벽까지 달러 당 엔화 가치가 151엔 대 후반까지 추락했다.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간다 재무관은 엔저가 진행되는 이유에 대해 “가장 큰 것은 투기라고 생각한다.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펀더멘털과 맞지 않는 움직임이 보인다. 국민생활에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다 재무관은 “연초 이래 25엔 가까이 (엔화 가치가)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도 짧은 기간에 수엔이 움직이고 있다. 펀더멘털은 하룻밤에 몇 엔이나 바뀌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10시 16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1달러 당 엔화는 151.32~151.34엔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일본은행은 일부 정책을 유연화하기 위해 수정을 단행했다. 하지만 미국 뉴욕시장에서는 큰 수정이 아니며, 금융완화가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확산했다.
미국은 최근 좋은 성적의 경제 지표를 받았기 때문에 고금리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이에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다시 두드러지면서, 일본 도쿄시장에서는 엔을 매도해 달러를 매입하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다만 시장은 정부와 일본은행의 개입도 경계하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NHK에 “오늘(1일) 아침 재무성 간다 재무관이 시장 움직임을 견제하는 발언이 있었다. 정부·일본은행에 따른 시장 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재무성은 9월 28일부터 10월 27일까지 환율 개입 사실이 없었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당초 지난달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약세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1달러 당 150엔을 찍었다.
이후 10월 4일 오전 1달러 당 147엔에 거래되는 등 급격하게 엔화 약세가 진정됐다.
이에 시장에서는 정부·일본은행이 엔을 매입하고 달러를 매도하는 개입을 실시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했다.
이후 10월 26일에도 1달러 당 엔화가 150엔대 후반까지 추락하자 급속하게 149엔까지 엔화 강세가 진행된 경우도 있었다. 이 때에도 정부·일본은행이 개입했을 수 있다는 견해가 나왔다.
이러한 관측에도 정부·일본은행의 개입은 없었다는 점이 밝혀지자, 시장에서는 컴퓨터 분석으로 매매 시기를 판단하는 알고리즘 거래가 환율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닛케이는 “정부·일본은행이 환율에 개입 하지 않았던 점이 판명돼 시장 경계감이 완화되면서 엔화 약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일본은행은 지난해 9~10월 급격한 엔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엔화를 매입하고 달러를 매도하는 환율 개입을 실시했다. 2022년 11월 이후 실시한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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