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전세계에서 부동산이 가장 비싼 도시 중 하나인 홍콩의 주택 가격이 급락하면서 거품이 빠르게 사라지고 약세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3일 중국 매체들이 보도하고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주택 가격은 이미 7년 전인 2017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홍콩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홍콩 개인 주택 가격은 2022년 15.6% 하락했고 거래량은 약 40% 떨어졌다. 올들어 일시적으로 반등하나 싶었던 부동산 가격은 버티지 못하고 2분기 들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홍콩의 억만장자 리카싱 소유의 청쿵그룹이 지난 8월 부동산 시장에 폭탄을 던졌다. 132채의 부동산을 시가보다 30%나 낮은 가격에 매물로 내놓았고, 이로 인해 홍콩 주택 가격이 7년 전 수준으로 급락하는데 기름을 부었다.
청쿵그룹은 홍콩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 가운데 한 곳이고 홍콩에 대량의 주거용, 상업용, 산업용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 수 년 동안 홍콩의 부동산 시장은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자산 피난처로 여겨져 왔고 대규모 자본이 계속 유입됐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홍콩의 정치적 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투자자들은 홍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홍콩 정부가 도입한 일련의 부동산 시장 통제 정책도 홍콩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주택 가격의 하락 추세는 홍콩 부동산 시장 가치를 재평가하게 만들었다. 홍콩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인 경제 발전과도 직결된다. 부동산 산업은 항상 홍콩 경제의 지주 산업 중 하나였으며 부동산의 하락은 관련 산업에 연쇄 반응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홍콩 부동산 시장은 높은 주택 가격과 수요 공급의 불균형이 존재했다. 그러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벌어진 버블로 인해 지속불가능한 수준까지 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경제 상황과 중국과의 동조 움직임, 미국 금리와 연동된 환율제도를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홍콩 경제는 본토와 점차 동조되고 있지만 금리는 여전히 미국 달러에 고정되어 있다. 지난 10년간 홍콩에서는 10만 명의 인구가 유출됐다. 홍콩 달러는 미국 달러와 연동되기 때문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홍콩 금리도 인상이 불가피하다.
홍콩 금융 당국의 기준 금리는 미국 연방기금 금리 목표 구간의 하한선에 50bps를 더한 수치 또는 익일물과 1개월물 홍콩은행간금리(HIBOR)의 5일 이동평균치 중 더 높은 것으로 고정되어 있다.
중국 본토는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금리 인하 조치를 취했지만 홍콩은 그렇게 할 수 없을 뿐더러, 오히려 미국 달러화에 맞춰 금리를 더 올려야 했다. 기준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홍콩 은행의 예금 금리도 올랐고 대출금리, 신규 모기지 대출 이자 한도 역시 올랐다.
금리가 올라가자 구매자의 심리는 빠르게 식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완공된 불건의 미판매 주택 수가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홍콩의 부동산 불패 신화가 유지될 수 있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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