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비트코인이 3만5000 달러 선으로 빠르게 회복하면서 ‘코인 대박’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태도나 시장 구조가 팬데믹 기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 “코인 매력 떨어졌다”
뉴욕의 데이 트래이더 피터 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2013~2017년 코인 투자로 100만 달러를 벌었다고 주장했다. 투는 34세로 지난해 FTX 붕괴로 손실을 봤다. 최근 비트코인이 상승했지만 시장에 다시 뛰어들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예전만큼 변동성이 크지 않습니다. 나같은 트래이더들은 시장의 비효율을 파고 들어야하는데, 더 이상 재미가 없어요. 매력이 확 줄었죠.”
FTX 파산과 샘 뱅크먼 프리드(SBF)의 유죄 평결은 암호화폐 시장이 성숙 단계로 들어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과거처럼 큰 변동성이 지배하는 시장이 아니다. 하루 아침에 코인 대박으로 ‘졸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 암호화폐 시장 기관화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논의는 암호화폐가 기관화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다. 비트스템프에서 미국 소매 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은 35% 수준이다. 상반기 33%에서 소폭 증가했다. 코인베이스의 분기별 거래량도 계속 하락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FTX 붕괴 직후보다 2 배 상승했지만, 리테일 투자자들은 시장 진입을 꺼리고 있다.
반더빌트 대학을 중퇴한 23세 크레이그 머레이는 “코인 투자로 20만 달러를 벌었지만, FTX 붕괴를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다.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날릴 수 있는 시장에 내 돈을 왜 투자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 게임의 양상이 달라졌다
소매 투자자들, 데이 트래이더들이 시장에서 떠나고 있다는 사실은 주중, 주말 거래량에서도 나타난다.
벨로 데이터의 CEO 프레드릭 콜린스는 “예전에는 주중, 주말 거래량이 거의 비슷했다. 지금은 평일이 주말보다 50% 많은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소매 투자자들이 많았던 팬데믹 기간에는 주중이나 주말이나 시장이 붐볐지만, 지금은 주말 거래가 뜸해졌다는 것. 아시아 시장과 뉴욕 시장이 교차하는 시점에 가격 변동을 이용한 거래도 지금은 옛말이 됐다.
네덜란드 대학에서 코인 투자를 했다는 반 덴 버그는 24세다. 그는 선물 트래이딩으로 돈을 번다. 코인에는 이제 흥미가 없다.
“크립토는 가격 조작이 너무 심해요. 은행 시스템을 극복하겠다며 출발한 것인데, 지금은 돈 많은 사람들의 힘에 좌지우지되고 있죠. 미국 시장이 문을 닫으면, 코인 시장은 사실상 종료에요.”
# 선수가 되거나, 기관에 맡기거나
머레이는 예전만큼 코인 투자를 많이 하지는 않지만, 거래소에 자금을 넣어두고 있다. 신규 코인 투자자들에게 코인을 어떻게 트래이딩하는지 교육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NFT와 알트코인으로 돈을 번 사람들을 보고 쉽게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죠.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듭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위험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죠. 그리고 계정을 폭파시켜버립니다.”
암호화폐 시장이 살아나고 있지만, 리테일 투자자와 거래량은 이전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트래이딩으로 돈을 벌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시장 구조도 기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래이딩 선수가 되거나, 기관에게 투자를 맡기거나” 암호화폐 시장도 기존 레거시 금융시장과 유사한 경로를 밟게 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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