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에 금융시장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단숨에 각각 5%, 7% 넘게 뛰면서 빨갛게 물들었고, 외국인의 ‘사자’ 행렬에 환율은 20원 넘게 떨어졌다. 美 경제지표 둔화에 따라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우리 금융시장이 겹호재를 만나면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4.03포인트(5.66%) 오른 2502.3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2500선을 웃돈 것은 지난 9월 22일 이후 처음으로 3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개인이 8954억원어치를 내다팔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109억원, 1822억원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낫다. 이날 외국인들은 1만575계약, 8558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57.40포인트(7.34%) 오른 839.45에 마감했다. 2020년 3월24일(8.26%) 이후 3년 5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4883억원, 57억원 순매도에 나섰지만, 외국인은 4702억원을 사들였다. 코스닥은 이날 오전 한 때 7% 넘게 뛰면서 변동성 완화 조치인 ‘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른 영향이 컸다. 전날 정부는 이날부터 내년 6월 말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나중에 주가가 내리면 싸게 사서 갚아 이익을 내는 투자 기법으로 외국인과 기관들이 주로 활용해 그동안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라 일부 2차전지 대형주는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지수를 견인했다”며 “미국 고용 둔화에 따른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마무리 기대도 위험자산 선호심리로 이어지며 증시 호조에 힘을 보탰다. 지난 3일(현지시삭) 미 노동부는 10월 비농업 고용은 15만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예상치(17만명 증가)와 전월치(29만7000명 증가)를 모두 큰 폭으로 밑돌았다. 실업률도 전월 3.8%에서 3.9%로 상승했다.
이에 앞서 미국의 연준은 이달 1일(현지시각) 열린 11월 FOMC(연장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2회 연속 동결했다.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 마무리 해석이 짙어진 가운데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까지 더해지며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페드와치의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마감 시점 연준이 12월 FOMC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은 한달 전 66.98%에서 이날 90.18%까지 올랐다.
낮아진 긴축 가능성은 채권 강세와 달러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5%대를 넘보던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5%대로 떨어졌고, 달러인덱스는 장중 104선대를 터치하며 105선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5.1원 내린 1297.3원에 마감하며 지난 8월1일 기록한 1283.8원 이후 3개월 만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23일(-29.4원) 이후 최대 낙폭이기도 하다. 100엔당 재정환율은 868.52원으로 지난 2008년 2월 이후 15년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고용지표 부진은 시장의 고금리 장기화 기대를 낮췄고, 증시 호조에 따른 외국인 유입도 원·달러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면서 한동안 1300원을 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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