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재정환율 867.38엔
#원·달러 4거래일째 급락
#엔·달러 149엔 중반서 등락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100엔당 재정환율이 16년 만에 860원대로 급락했다. BOJ(일본은행)가 통화완화정책을 이어가며 엔화가 약세를 보인 반면 원화는 수출 개선과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른 외국인 유입에 따라 강세를 보이면서다. 시장에서는 한동안 원·엔에 800원 후반대에서 90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봤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날 100엔당 재정환율은 867.38원으로 전 거래일(879.93엔)보다 12.55원 내리며 5거래일 연속 800원대를 이어갔다. 원·엔이 860원대로 떨어진 것은 2008년 1월15일(865.28원) 이후 처음이다.
원·엔 가치 하락은 달러에 비해 그동안 함께 약세를 보이던 원화와 엔화가 다른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지난달 31일 수익률곡선 제어(YCC)을 일부 수정한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엔·달러는 150엔대까지 치솟으며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
11월 미국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금리 인상 기조 마무리 해석이 짙어졌지만, 엔화는 일본의 통화완화정책이 발목을 잡으며 149.5엔 수준에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전날에는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나고야에서 열린 비즈니스 리더 회의 연설에서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물가 목표 달성은 아직 충분한 확신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YCC 정책에서 완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며 비둘기파 행보를 보였다.
반면 원화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 종결 기대감과 수출 개선, 증시 호조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원·달러는 전거래일보다 25.1원 내린 1297.3원에 마감하며 지난 8월1일 기록한 1283.8원 이후 3개월 만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23일(-29.4원) 이후 최대 낙폭으로 11월 FOMC 이후 낙폭은 60원에 달한다.
수출 개선세도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10월 수출은 전년대비 5.1% 늘며 1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고, 무역수지는 5개월째 흑자를 기록했다. 정부의 공매도 금지 등에 따른 증시 호조도 원화값 상승 요인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4거래일째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에서는 4거래일 동안 1조원이 넘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엔화와 원화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졌지만, 최근 BOJ가 예상보다 덜 긴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엔화 가치가 절하됐다”면서 “미국 고용시장 지표의 예상치 하회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현상과 10월 수출입 회복 및 증시 호조에 따른 자금 유입도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봤다.
시장에서는 엔화 값이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BOJ 회의에 대해 “BOJ 조치로 엔화 강세 시점이 내년으로 이연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엔·달러가 연말까지 147~152 엔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봤다.
다만 내년께 엔화에 힘이 실리면서 원·엔이 반등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신 연구원은 “원·엔은 당분간 800원 후반에서 90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면서 “한국은행은 추가 긴축이 어려운 반면, BOJ는 긴축 여력이 있는 만큼 연말이나 내년 초 BOJ가 긴축에 나서면서 원·엔이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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