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정부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코스피 첫날 투자자 예탁금이 3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과 테마주 열기가 식으면서 증시를 떠났던 개미 투자자들이 귀환할 지 주목된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매도 전면 금지 첫날인 6일 증시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 예탁금은 47조4298억 원으로 집계됐다. 공매도 금지 직전 거래일인 3일(44조6820억원)보다 2조7478억원 늘어난 것이다.
이는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 당시 공매도를 금지하자 개인 자금이 증시로 흘러들어온 것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매도 전면 금지 전 거래일인 2020년 3월16일에 국내 증시 예탁금은 36조7189억원이었다. 그러나 금지 당일인 3월17일 하루 만에 37조7409억원으로 1조220억원이 늘어났다.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끝나고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부분 재개한 2021년 5월3일 투자자 예탁금은 77조901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매도 금지 기간 예탁금이 무려 40조나 증가한 것이다.
다만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에 증시에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정지)가 연이틀 발동하는 등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거래대금은 급변동하고 있다. 공매도 금지 첫날 거래대금은 15조2254억원으로 지난 3일(8조409억원)보다 약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다음 날인 7일에는 3조8415억원이 빠져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최근 개인들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 고금리 장기화와 2차전지, 초전도체 등 테마주 열풍이 식어가면서 증시를 떠났다. 지난 3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44조6820억원으로 연중 최저 수준(1월10일 43조6927억원)으로 낮아졌다.
증권가에선 고금리 상황인 현시점에서 초저금리로 유동성이 넘쳤던 2020~2021년과 공매도 금지 효과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3월 사례는 공매도 금지에 의한 주가 상승 보다는 금리, 유동성 환경이 완화되면서 시장이 회복됐다고 볼 수 있다”며 “이번 공매도 금지도 공교롭게 최근 금리 하락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발표됐기 때문에 지난 6일 코스피, 코스닥이 급등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2020년 3월 사례처럼 확실한 금리 하락이 나오지 않는다면 추세적인 상승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공매도 금지 이후 코스피의 중장기 방향성은 미국 증시와 금리가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증시 역시 금리에 높은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결국 공매도 금지 사건보다 금리의 방향성이 더 중요한 국면”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공매도 거래 비중이 높았던 종목을 선호하며 중장기적으로는 공매도 전부터 모멘텀을 보유했던 종목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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