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럽 경제가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연착륙’이 예상되지만, 내년까진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알프레드 카머 IMF 유럽 담당 국장은 유럽 물가상승률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카머 국장은 “유럽은 올해 평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내년엔 부진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충격을 예상보다 잘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데, 부분적으론 에너지 및 식량 가격 충격으로 촉발된 높은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한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반영한다”며 “대부분 유럽 국가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동시에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너무 일찍 인하하면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머 국장은 “2025년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2024년 내내 많은 중앙은행이 상당 기간 금리를 현 수준에 가깝게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CB는 지난달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동결했으며, 폴란드와 헝가리 등 비(非)유로존 일부 국가는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유럽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는 이미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미쳤으며, 유럽 인플레이션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카머 국장은 “유가에 대한 초기 영향 이제 완전히 반전됐다. 천연가스 가격은 10% 상승했다”며 “지금까진 가격 측면에서 유럽 경제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분쟁 지속 기간과 강도에 따라 추가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는 이날 발표한 유럽 지역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유럽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하락하고 성장률이 올해 1.3%에서 내년 1.5%로 완만하게 반등하는 등 경제 연착륙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선진국 인플레이션은 올해 5.8%에서 내년 3.3%로, 신흥 시장은 올해 11.9%에서 내년 5.8%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실질 소득 회복과 여전히 견고한 노동시장이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를 늦출 것이며, 대부분 국가가 2025년까지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인플레이션과 생산성 증가율을 상회하는 명목 임금 상승률이 지속되는 건 특히 유럽 신흥 시장 경제의 인플레이션 완화에 있어서 주요 위험 요소”라며 “인플레이션 고착화로 추가 긴축이 필요해지고, 잠재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