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에코프로의 주가가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이후 현기증이 날 정도로 널뛰기를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세력이 증권사와 결탁해 조직적으로 주가를 찍어 누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에코프로에 대해 명확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매도 의견을 담은 보고서가 나온 영향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주가는 전날 12만2000원(14.20%) 하락한 73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90만원을 웃돌았던 주가는 73만원까지 하락했다.
에코프로는 앞서 지난 6일 정부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에 수혜를 입으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당시 2차전지 업종에 공매도 숏커버링(환매수) 물량이 급격하게 유입되며 주가에 불이 붙었다. 이튿날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에 힘입어 에코프로는 3.74% 상승세를 나타낸 바 있다.
전날 역시 개인투자자들이 579억원 가량을 순매수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진 못했다. 3분기 부진한 실적으로 증권가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 영향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업공개(IPO)를 진행 중인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수요예측 흥행에 참패하면서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에 정한 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에코프로를 다룬 분석 보고서가 지난 8월 이후 약 3개월 만에 발간됐는데, 그 내용은 다소 부정적이었다. 하나증권은 에코프로에 대해 “명확한 판단 기준이 필요하며 내재가치와 무관한 수급 쏠림에 의한 상승은 결국 장기적으로 기업의 내재가치에 수렴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회사들의 가치 합산한 지주사 에코프로의 가치를 현가 할인하면 10조9000억원이 도출된다”면서 “현 시총 22조9000억원과의 격차를 감안하면, 현 주가는 사실상 밸류에이션 공백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질 가치를 초과한 버블의 영역에서 변동성 전투 참전은 결국 벌금(손실)으로 돌아올 뿐”이라며 “금리 상승에 따른 현재가치 할인 반영해 목표주가를 42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 ‘매도’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 투자자가 숏커버링(환매수)를 하기 위해 증권사 분석 보고서를 동원,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리고 있다는 반발이 나온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의 실명을 언급하며 검찰 조사를 의뢰해야 한다는 강한 목소리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온라인 종목 게시판에 “공매도 금지 초기 주가가 크게 뛰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기세를 꺽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라면서 “하필 이런 시기에 매도 리포트를 내놓은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적었다.
또다른 개인투자자 역시”하나증권 증권 계좌 해지에 나서야 한다”며 “주가는 시장에 의해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지 억지로 누른다고 눌러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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