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암호화폐 시장이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 및 긍정적 거시경제 전망 등을 배경으로 랠리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JP모건 분석가들이 현재의 상승세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더블록은 9일(현지시간) 분석가들이 “암호화폐 랠리가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더라 신규 자금 유입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며 암호화폐 산업을 둘러싼 규제 불확실성이 당장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가 이끄는 분석가들은 전날 공개한 보고서에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더라도 “신규 자금이 암호화폐업계에 유입돼 새로 승인된 ETF에 투자되는 대신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와 같은 현존하는 비트코인 상품, 그리고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채굴업체들로부터의 기존 자금이 옮겨갈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본다”고 적었다.
분석가들은 또 캐나다와 유럽에 이미 비트코인 현물 ETF가 존재하고 있지만 출시 이후 투자자들로부터 거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점을 거듭 지적하며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더라도 신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것인지 의문시된다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이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과 그레이스케일 상대 소송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암호화폐 규제가 완화될 것인가는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그들은 “특히 FTX 사기와 관련된 기억들이 아직 생생한 상황에서 미국 의회가 위에 언급한 두 건의 법적 사례들 때문에 (암호화폐업계에 대한) 입장을 전환할 것으로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을 지지하고 있는 또다른 요인인 2024년 봄 비트코인 반감기와 관련해서도 JP모건 분석가들은 반감기는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비트코인 반감기 이벤트와 그 효과는 예측 가능한 것이며 우리 견해로는 비트코인 가격에 잘 반영됐기 때문에 반감기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분석가들은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소문에 사고 팩트에 판다’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암호화폐 시장 전망에서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