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집값 고점 인식이 쌓이면서 부동산 매매 거래시장이 다시 활기를 잃고 있다. 여기에 다시 불이 붙는 듯 했던 신축 아파트 분양시장도 그 열기가 다시 꺾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336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3860건) 대비 12.7% 감소한 수치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559건까지 급감했다가 다시 회복하기 시작해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으로 3000건을 웃돌고 있지만 지난 9월부터 그 수치가 다시 뒷걸음질치고 있다. 심지어 전날 기준 10월 거래량은 1845건으로, 계약일로부터 한 달 간 신고 기한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3000건을 넘기기조차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 매물은 점점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7만9342건으로 8만건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지난 3일 8만452건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다시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아실이 지난 2020년 11월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매물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최근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최근 집값 반등세로 매도자들이 호가를 올리면서 매수자들의 매수심리가 꺾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1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6으로 전주88.3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매매 시장뿐만 아니라 올 상반기부터 반등하는 듯 보였던 신축 아파트 분양 시장 전망도 다시 꺾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1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전국 평균 13.4p 하락한 70.4로 집계돼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 100 미만이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로, 지난 8월 100.8을 기록한 후 ▲9월 90.2 ▲10월 83.8 ▲11월 70.4로 3개월째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다.
지역별로 봐도 각각 서울 7.5p(100.0→92.5), 인천 17.9p(103.6→85.7), 경기 5.4p(102.6→97.2)로 이달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수도권 전체로는 전월 대비 10.2p 내린 91.8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고금리 장세와 대출 축소, 고분양가 인식 등으로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서 옥석 가리기 장세가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자재값 상승 등의 여파로 건설사들의 인허가 및 착공이 줄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서경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금리 급상승 등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높고 수요자들의 아파트 가격 민감도가 커진 상황에서 주택사업자들의 부담도 커지면서 당분간 분양사업 추진은 어려운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들어 인허가, 착공, 분양이 모두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어 향후 원활한 수급 조절을 위해 아파트 분양시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